<인터뷰>3년만에 새영화"천재선언"연출 李長鎬 감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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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이장호(李長鎬.50)감독이『명자 아끼꼬 쏘냐』이후 3년만에 메가폰을 잡는다.내년 1월15일은 영화에 입문한지 30년이 되는 날로 첫 영화『별들의 고향』(74년)을 연출한지 20년을 넘기는 해이기도 하다.그는 이날까지 시나리오 탈고 와 촬영준비를 마친후 제작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새 영화는『천재선언』.「수상한 남자」로 설정된 한 남자가 부조리한 사회에서 좌충우돌하며 벌이는 블랙 코미디다.「수상한 남자」이외에「이상한 빛의 남자」란 영화감독과「요란한 몸짓의 여자」인 감독부인이 등장,세 사람을 중심인물로 끌어간 다.이 영화는 제목에서 알수 있는 것처럼 84년에 발표된『바보선언』과 대(對)가 되는 작품.
李감독은『「바보선언」이 독재권력 밑의 암울했던 사회에서 문제회피와 자학적 삶을 산 젊은이들의 이야기라면「천재선언」은 가진것은 없지만 용기와 신통력을 가진 한 남자가 사회의 썩은 곳곳을 헤집고 다니는 문제 제기의 영화』라고 말했다.
그는『「바보선언」은「어둠의 자식들」2부로 기획됐었던 영화가 당국의 제목변경 요구와 리얼리즘 영화제작 저지 등으로 제작이 어렵게 되자 사생아로 태어난 영화였다』며『꼭 10년이 지난 지금은 할 말은 다 할수 있으므로 그때 못한 이야기를 맘껏 하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새 영화는『바보선언』과는 판이한 형식과 내용으로 90년대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다양한 모습을 담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즉 죽었던 감독이 12년만에 다시 깨어나고 주인공이 신통력을 발휘하는 등의 비현실적 장면들을 삽입한다 는 계획이다. 「수상한 남자」역에는『바보선언』에 나왔던 김명곤이 결정돼 李감독의 오리지널 시나리오작업에 합류하고 있다.두 주요배역도 금명간 캐스팅될 것이지만,70년대말과 80년대 초 李감독과 호흡을 맞춰 『바보선언』을 비롯,『무릎과 무릎사이』『 어우동』등에 출연했던 이보희는 배제됐다고.
『천재선언』의 제작은『헐리우드키드의 생애』를 만든 ㈜영화세상(대표 안동규)이 맡으며 내년 여름 완성돼 개봉될 예정이다.
〈李揆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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