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지하철 유실물=서울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두 공사가 각각 2곳씩 운영하는 4개 유실물센터에 접수된 물건은 2001년 5만5천9백여건에서 지난해 6만3백여건으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유실물을 찾아간 비율은 74.7%에서 72.9%로 낮아졌다.
경기가 어렵다는데도 오히려 찾아가지 않는 물건은 늘어난 것이다.
시청역 유실물센터의 최순명(44)대리는"물건을 잃어버리고도 신고를 안 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며 "전화로 문의하거나 인터넷에서 조회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데도 방법을 몰라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실물을 노리는 얌체족도=귀중품의 경우 자신이 잃어버린 양 찾으러 오는 얌체족도 생겨나고 있다. 공사의 인터넷 게시판에 유실물의 개략적인 정보만 올릴 뿐 세부사항을 적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왕십리역 유실물센터의 한 직원은 "얌체족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전화 문의를 해올 경우엔 특징이 있다. 세부 사항을 물어보면 대답을 못하거나 '기억이 안 난다'는 식으로 얼버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주 시청역 유실물센터에선 깔끔한 복장의 중년 신사가 찾아와 디지털 카메라를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다 구입처.가격 등 세부사항을 묻자 대답을 못하고 그냥 돌아간 일도 있었다.
◇놓고 내린 물건을 찾으려면=열차에서 내린 직후 분실 사실을 알았을 경우엔 열차번호, 하차 시각과 몇번째 칸에 탔었는지 등을 메모해 역무실에 바로 알려야 한다. 열차 기관사와 각 역마다 통신할 수 있는 연락망이 있는 만큼 정확한 정보만 주면 찾을 확률이 높다.
뒤늦게 알았을 경우엔 종착역(2호선의 경우 성수.신도림역)에 연락해 유실물 접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손님이 다 내린 뒤 열차 안을 점검하는 역무원이 수거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후의 수단은 유실물센터에 연락하는 것. 물건을 놓고 내리는 것을 본 다른 승객이 자신이 내리는 역에 그 물건을 맡길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역에 접수된 물건들은 해당 노선의 유실물센터로 보내져 1년6개월간 보관된다. 그 후엔 사회복지단체 등에 무상 기증된다. 애완동물은 동물관리협회로 바로 보내고, 현금이 든 지갑이나 시계.귀금속 등의 경우는 유실물센터에서 1주일간 보관한 뒤 경찰서에 인계한다.
김재윤.남승우.박소훈 대학생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