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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화섬직물업체 10여社 연쇄도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폴리에스테르(PET)직물을 수출하는 중견 화섬업체들이 거액의부도를 내고 잇따라 도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산업체들에 부자재를 공급해온 납품업체와 임가공 하청업체들까지 줄을 이어 부도를 내고 있다.
◇실태=지난 8월 구미의 폴리에스테르직물 수출전문업체인 ㈜안흥(대표 李喆魯)이 수출부진에 따른 자금난으로 약 1백억원 규모의 부도를 내고 도산했다.
이후 성신직물.아미섬유.청인교역.혜성섬유.선일섬유.삼선교역.
성창실업.유화방직.서림진흥등 최근까지 줄잡아 10여개 중견 화섬직물업체들이 쓰러졌다.
화섬직물수출협의회(회장 姜泰承)는 이들 업체의 전체 부도규모가 1천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도산업체중 유화방직(대표 趙修榮)은 지난해 수출 2천만달러 이상의 중견업체며 최근 도산한 서림진흥(대표 黃龍澤)은 중국.
온두라스등에 현지법인과 충주에 레미콘회사를 거느린 대형직물업체다.도산업체들로부터 채권회수가 어렵게된 임가공업체 가운데 연사(撚絲)업체인 H물산이 지난 9월 자금난으로 부도를 냈고 최근들어 부도를 냈거나 부도위기에 있는 관련업체가 최소 20여개에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과 전망=국내 화섬직물수출의 약50%를 차지하는 홍콩.
아랍에미리트연합(UAE)시장의 폴리에스테르직물 주문량이 갑자기줄어든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홍콩시장의 경우 연중 행사로 치르는 직물비수기가 올해의 경우유례없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7월이후 바이어들의 주문량이 계속 감소하고 있다.
최근 홍콩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이자 이번에는 UAE지역의 갑작스런 화섬수입통제로 화섬직물수출 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그러나 섬유업계는 이같은 수출부진보다 90년대 이후 화섬직물수출호조로 업체들이 무턱대고 생산설비를 증설했던 것이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앞으로 세계시장의 PET직물소비증가를 감안할 때 국내 화섬직물생산설비가 30%가량 초과상태에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때문에 주요 수출시장의 수요가 다시 회복세로 돌아서도 앞으로 상당기간 화섬직물업체들의 자금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연초부터 상승일로에 있는 국제 화섬원료가격도 화섬직물업체들의 자금난 악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林峯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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