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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멋 木家具 재현한다-단순美 살려 현대감각과 부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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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전통 목가구의 멋이 현대 주거공간에서도 훌륭하게 재현될 수 있다.값비싼 골동 목가구가 아니라 전통의 것을 오늘의 감각으로재현한 가구들인데 이러한 경향은 문화전반에서 「우리것 찾기」바람 외에도 최근 실내장식에서 단순미를 추구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짐에 따라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전통 사랑방가구들은 가구의 기둥선과 좌우를 가르는 분할선이 지극히 단순하고 표면장식을 철저히 배제한 절제미,그리고 보다 많은 수납을 원하는 현대주부들의 필요성과 맞아떨어져 인기다. 또 한약방에서 약재를 넣어두던 약장과 광이나 대청마루 한켠에 놓는 반닫이등도 전통의 멋을 추구하는 주부들이나 주한 외국인들에겐 빼놓을 수 없는 실내가구로 사랑받고 있다.
사랑방가구는 고서를 넣어두던 책장과 사방탁자,선비들의 신변잡품을 넣어두던 머리장,문방사우를 넣어두던 문갑(文匣),관복장,책상다리를 하고 글을 읽는 경상(經床).향상(香床)등이 있다.
사랑방의 이런 가구들은 선비들의 검소한 생활태도를 반영하듯 수수하고 단촐하다.
지난 30여년간 전통목가구 재현작업을 해 온 화안(02(735)2588)의 변경숙(邊敬淑)씨는 『여유의 미를 추구하는 전통목가구는 단순하고 세련된 멋을 원하는 많은 주부들의 필요와 일치해 붐을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전통목가구의 편안한 질감은 오동나무.참나무.화류목(樺榴木)등전통목재를 사용한다는 것과 송진등의 전통 칠재료로 나뭇결을 반지르르하게 바른데서 비롯된다.마감재나 기둥재로는 붉은 빛의 결이 곱고 단단한 참나무와 화류목이 주로 쓰인다.
오동나무의 경우에는 보통 판재로 많이 사용되며 좀을 막고 습기를 잘 빨아들이는 장점때문에 눅눅한 방안에도 안심하고 배치할수 있어 좋다.
특히 오동나무 재질을 수세미로 문지르면 등성이가 완만한 산 모양이 겉면에 나타나 가구의 자연스러움을 더해준다.
전통목가구의 고풍스러움을 더해주는 것은 가구표면에 달려있는 자물쇠등 고리장식.거멀쇠(무쇠)나 백동으로 돼 있는 고리장식은약과장식으로 불려 반지모양의 고리로 문짝을 걸어 잠그는 기본 형태에서부터 비녀모양의 자물쇠를 위.아래로 꽂아 사용하는 비녀자물통등 다양하다.
책장은 3층이나 4층으로 분할된 형태가 기본.거실 장식장이나CD.레코드를 넣는 장,부엌에서 찻잔을 넣는 장으로도 재현되고있다.3층책장의 경우 72.5㎝(가로)×41㎝(폭)×132㎝(높이)크기로 약 1백20만원 정도.서양식가구에 비해 작지만 좌식생활을 그리워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아담하고 정갈한 느낌을 준다. 수납공간이 제법 넓어 눈에 띄지 않도록 신변잡품을 넣어두던머리장의 경우도 아파트의 현관 옆에 놓으면 근사한 장식장으로 재현된다.평평한 가구위에 도자기를 올려놓거나 가구가 붙어있는 벽면에 큼지막한 동양화를 걸어놓으면 제격이다.
서화등 두루마리를 걸쳐놓던 고비는 벽면에 매달아 형형색색의 미니 선인장을 얹어놓으면 메마르고 건조한 겨울철 실내공간을 푸르게 꾸미는데 좋다.38㎝×94㎝크기가 약 40만원 정도.
이밖에도 30여개의 서랍이 달려있는 약장은 겉면에 적혀있는 한자(漢字)가 기하학적인 무늬를 자아내며 고전미를 더해준다.방안에서는 바느질용품이나 저금통장.서류등을 오밀조밀 넣을 수 있는 기능성이 돋보인다.
〈康弘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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