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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재계 인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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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2006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 참석했던 이명박 당선자(당시 서울시장)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4박5일간 체류하면서 수차례 강연을 하고, 틈틈이 평소 친분이 두터운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이 당선자가 외국 기업인을 만나며 나눈 첫 인사말은 "오랜만이네요(Long time no see)"였다. 30여 년간 기업인으로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다진 글로벌 인맥이 얼마나 방대한지 엿볼 수 있는 일화다. 물론 국내 재계의 'MB 인맥'은 폭이 훨씬 넓다.

◆대기업과 얽힌 혼맥=이 당선자는 기업인 출신답게 LG.GS.효성 등 대기업 그룹들과 혼맥으로 얽혀 있다. 2001년 한국타이어 조현범(35) 부사장을 셋째 사위(부인은 수연씨.32)로 맞았다. 조 부사장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 재계의 대표 단체인 전경련을 끌어가고 있는 조석래 효성 회장은 조양래 회장의 형이다. 조석래 회장은 올 7월 전경련 제주포럼에서 "다음에는 경제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고 발언해 곤욕을 치렀다. 이 당선자는 형인 이상득 국회 부회장을 통해 LG그룹과도 연이 닿는다. 이 부의장의 맏딸 성은씨가 구자두 LG벤처투자 회장의 아들인 구본천 LG벤처투자 사장과 결혼했다. 이 부의장 역시 코오롱 사장을 지낸 기업인 출신으로, 만만치 않은 재계 인맥을 자랑한다. 재계 관계자는 "이 당선자는 몇 다리만 건너면 최태원 SK 회장과도 혼맥이 닿아 있다"고 말했다. 삼성과도 연관이 있다. 큰딸 주연(36)씨의 남편 이상주(37)씨가 삼성 금융 계열사 임원이다. 검사 출신인 이씨는 2004년 8월 삼성화재에 입사해 현재 법무담당 상무로 일하고 있다.

◆동창 기업인.현대맨들도 'MB 지원군'=학연으로 이어진 이 당선자의 재계 인맥은 선거 내내 똘똘 뭉쳤다. 특히 단결력 강하기로 이름난 '고려대 교우회'가 외곽 지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중 고려대 61학번 동기인 천신일(64) 세중나모여행 회장은 이 당선자의 '응원 단장'으로 꼽힌다. 올 4월 교우회 회장에 뽑힌 천 회장은 이 당선자에게 큰 힘을 실어 줬다. 또 김승유 하나은행장, 이학수 삼성 전략기획실장이 이 당선자와 동문(고려대 경영대)이다.

포항 동지상고 동기와 선후배들도 든든한 지원 세력이 돼 줬다. 황대봉 대아그룹 명예회장, 박성욱 하이닉스반도체 부사장 등이 막역한 동지상고 선후배들이다. 1991년 이 당선자가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 27년간 몸담았던 현대그룹 임원들과의 관계도 여전히 끈끈하다. 이양섭 전 현대자동차 사장, 이춘림 전 현대중공업 회장, 어충조(삼일회계법인 고문) 전 현대 종합기획실장 등이 현대에 근무할 때 동고동락한 '현대맨'들이다. 이 당선자는 노동계 쪽 인사들과도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 덕에 선거 직전엔 한국노총(이용득 의원장)의 공개 지지 선언도 이끌어 냈다.

표재용.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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