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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파워네트워크 '6인 회의'가 움직인다

중앙일보

입력

이명박 당선자가 가동하는 파워네트워크(권력연계망)의 정점에는 '6인 회의'가 있다. 이 당선자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박희태ㆍ김덕룡ㆍ이재오 의원,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으로 구성된 모임이다. 이명박 캠프의 '원로회' 성격이 강하다. 6인 회의에선 당내 경선(6월11일∼8월19일)과 대선의 주요 고비마다 핵심 전략이 논의되고 결정됐다. 예컨대 경선 룰을 놓고 박근혜 전 대표 측과 다툴 당시 이 당선자의 양보를 이끌어냈고, 위장전입 문제가 터졌을 땐 "먼저 사과하라"는 직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6인 회의는 지난달 초 대외적으로 해체됐다. 특히 치열한 네거티브 공방 과정을 거치며 6인 회의 멤버 중 이상득 부의장과 최시중 전 회장의 영향력이 더 막강해졌다고 당 안팎에선 평가한다.

정두언·박형준·임태희 의원과 김원용 이화여대 교수 등 전략그룹회의 멤버들도 이 당선자를 지근거리에서 도운 핵심 브레인이다. 이들은 선거 판세의 흐름을 종합하고 수뇌부 지시를 전달하며 전략 방향을 정하는 조타수 역할을 했다. 전략그룹회의의 아이디어를 실천하고 밑바닥 조직을 다진 사람들은 이방호 사무총장과 정종복·주호영·나경원·정병국 의원 등이 이끈 당 선거대책위였다. 선대위 안에선 강승규 커뮤니케이션 팀장, 조해진 PR팀장, 박영준 네트워크팀장, 신재민 메시지팀장, 이동관 공보단장, 권택기 스케줄 팀장, 백성운 상황분석실장, 김희중 일정 비서관, 임재현 수행비서, 배용수·송태영 공보특보 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본지가 선대위 역할을 중심으로 추출한 이 당선자의 파워 인맥 속에는 교수·관료·언론인·CEO 등 전문가 출신이 많이 포함돼 있다. 특히 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우파 학자들이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고성장이 빈곤 대책"이라는 데 공감하는 그룹이다.정책개발의 실무책임자인 곽승준 고려대 교수는 환경의 질도 시장성을 따져서 접근하자는 주장을 펼 만큼 시장 논리에 철저하다. 이 후보의 주요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의 “물길이 통하면 인심이 통한다”는 슬로건을 만든 유우익 서울대 교수(지리학과)는 이 후보의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원(GSI) 원장이다. 단국대 강명헌 교수는 기업규제 완화에 관심이 많다. 강만수 전 재경원 차관, 윤진식 전 산자부장관,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 역시 실물 경제에 밝은 실용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은 금융산업 분리정책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외교안보 분야 역시 한·미 동맹 강화를 주장하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명박 선대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유종하 전 외무부 장관을 필두로 학자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다. 현인택·남성욱 고려대 교수와 김우상(연세대)·김태효(성균관대)·남주홍(경기대) 교수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대북 정책의 핵심인 '비핵 개방 3000'을 입안했다. "북한이 비핵화와 경제개방이란 결단을 내리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10년 안에 3000달러까지 끌어올리게 돕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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