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조직폭력-계보와 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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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내 조직폭력의 계보는 해방이후 생겨난 종로 부민관 중심의「김두한계」와 동대문의「이정재.임화수계」가 1세대에 해당한다.자유당 후반기 명동에 진출해 60년대 후반부터 70년대초반 전성기를 누린 2세대그룹「신상사파」등이 국내 조직폭력 의 뿌리라고할 수 있다.그러나 60년대이후 고도성장으로 지하경제가 커짐에따라 조직폭력은 호텔빠찡꼬(슬롯머신).나이트클럽등 유흥가로 진출,생계차원을 넘어서 기업화.광역화해가는 양상을 보여왔다.현재서울을 중심으로 전국 유흥가를 장 악하고 있는 조직폭력배들은 지난 70년대부터 광주를 비롯,주로 호남지역에서 패권을 다투다명동.영등포.무교동등 중앙으로 진출한 세력들과 여기서 갈라져나간 분파들이 주류다.
특히 광주출신 폭력배들은 50년대 후반 전남광주에서 각 고등학교 폭력서클인「케세라」「행여나」「오케이」등 학생 폭력배에서부터 자생해 광주시내 대호다방을 중심으로「대호파」,동아다방을 무대로「동아파」를 결성했다.60년대 초부터 이 두 조직간에 세력확장과 주도권쟁탈을 위한 치열한「전쟁」이 일어나고 10여년동안조직이 이합집산하는 과정에서 이른바「3대 패밀리」가 탄생했다.
이들은 60년대에 광주시내 대호다방과 동아다방에 거점을 두고본격적으로 조직원을 끌어들여 10년간의 피비린내 나는「전쟁」끝에 대호다방을 중심으로 한 대호파가 승리,폭력세계를 제패한다.
그러나 패권쟁탈과정에서 나타난 군산.이리출신 싸움꾼들이 광주「탈환」을 위해 끊임없는 조직규합에 나섰고 그동안 대호파는「OB파」로 이름을 바꾸고 패배했던 동아파는 핵분열을 거쳐「서방파」로 거듭난다.
조직폭력배들은 그뒤 80년 중반 대통령.국회의원 선거를 치르면서 본격적으로 광역화.기업화하기 시작해 호국청년연합회(이승완).친우회(박종섭).일송회(김항락).새마음회등의 이름으로 우익반공단체나 청소년선도단체등으로 위장,확대 개편됐다 .그러나 80년대말 사회가 안정됐는데도 조직폭력배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자검찰은 89년 민생특수부를 설치한데 이어 90년「범죄와의 전쟁」을 선포,대형조직들은 우두머리급들이 검거되거나 해외로 도주,일시적으로 무력화돼 있는 상태다.
〈 金東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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