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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현대건설 “우린 홀로 우승 가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같은 연고지를 두고 있는 남녀 팀의 동반 우승이 프로배구의 전통으로 굳어질까.

 올 시즌 V-리그 1라운드를 마친 17일 현재 남녀부 1위는 각각 삼성화재와 KT&G, 둘 다 대전 연고로 충무체육관을 한 지붕으로 쓰는 남매 팀이다. 두 팀은 2005년 V-리그 첫 시즌에서 동반 우승해 첫 패권의 영광을 나눠 가진 추억이 있다.

 이후 프로배구 패권은 천안으로 넘어갔다. 천안 유관순체육관을 같이 쓰는 현대캐피탈과 흥국생명이 나란히 2005~2006 시즌과 2006~2007 시즌을 연속 제패했다.

 2007~2008 시즌을 앞두고 10월 치른 코보(KOVO)컵 대회에선 인천의 대한항공과 GS칼텍스가 동반 패권을 거머쥐었다. 각각 12년과 8년 만에 맛본 우승이었다.

 이런 현상을 두고 방인엽 삼성화재 사무국장은 “구단 관계자들도 신기해한다”면서 “징크스일 뿐 원인이 따로 있는 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할 때 서로 ‘기 좀 불어넣어 달라’고 하고 때론 관중석에서 응원하는 정도가 연고 팀으로서 해주는 전부”라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흥국생명에서 뛰다 올 시즌 프런트로 변신한 진혜지씨도 “선수들끼리 특별한 연고 의식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황연주, 김연경(이상 흥국생명)이 오정록(현대캐피탈)과 친하게 지내는 등 개인적 친분은 있지만 선수마다 응원하는 남자 팀이 다 다르다”고 말했다.

 ‘동반 우승 징크스’가 전통이 되는 것을 가장 경계하는 팀은 여자부 현대건설이다. 아마추어 팀인 한국전력과 수원체육관을 함께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택호 현대건설 사무국장은 “다른 연고 팀은 남자 팀이 체육관을 관리하지만 수원은 우리가 하기 때문에 처지가 다르다”며 “한전이 프로화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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