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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사흘전 새로운 공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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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대통합민주신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이명박 후보가 BBK를 설립했다는 동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대선을 사흘 앞둔 16일 주요 후보 간의 마지막 TV 토론회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BBK 동영상' 파문 때문에 날선 공방이 계속됐다.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발언 기회를 얻자마자 갑자기 카메라에서 시선을 돌려 이명박 후보를 응시하며 직설적으로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이후 토론회는 이명박 후보와 다른 후보 다섯 명 간에 이명박 대 반(反)이명박 구도가 계속됐다. 토론회 시작 전부터 이런 분위기는 고조됐다.

토론회장인 MBC 스튜디오에 들어서던 이명박 후보가 미리 와 앉아 있던 이인제 민주당 후보에게 악수를 청하자 이인제 후보는 BBK 동영상 파문을 염두에 둔 듯 "난리 났네. 난리 났어…"라고 말했다. 이명박 후보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이날 토론회의 핵심은 BBK 의혹 공방이었다. 맨 먼저 기조연설을 한 이명박 후보는 "(동영상 테이프를 30억원에 넘겨주겠다는) 공갈범의 전화를 받아 즉각 신고했고, 노무현 대통령은 검찰에 (BBK) 재수사를 요구했다. 드디어 투표 사흘 전 새로운 공작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후보들이 즉각 이명박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요구했다.

▶정동영="이명박 후보는 (토론회를 하는) 이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 국민을 속이고 어떻게 나라를 운영하겠다는 것인가."

▶이회창="거짓말하고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설 수 있나."

▶문국현="이명박 후보를 보면 미국의 엔론(회계부정) 사건에서 끝까지 거짓말하다가 가중 처벌돼 160년 형을 받은 레이 회장이 생각난다."

▶권영길="(이명박 후보는) 대박을 바라고 BBK 만들었는데 대박은커녕 쪽박을 차게 됐다."

▶이인제="이명박 후보는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거짓말로 사임한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이명박="(이회창 후보에게) 한 가지 부탁이 있다. 2002년 김대업으로 고생한 분이 네거티브에 동참하고 있다. 깊게 생각해 달라."

▶이회창="네거티브라고 하는데 기가 막힌다. 네거티브는 있지도 않은 걸 말하는 걸 가리킨다. 지금은 탈법.불법 문제가 된다."

토론회 중반 사회자 송지헌 아나운서가 "정해진 주제에서만 토론하고 인신공격은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마이동풍(馬耳東風)으로 먹히지 않았다.

이인제 후보는 이명박 후보의 경부대운하 공약을 꺼내 "3면이 바다인데 운하에 가서 배를 탈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공격했다. 이회창 무소속 후보가 "동감이다. 땅 파서 국부(國富)를 만드는 것은 시대착오"라고 가세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이명박 후보는 종합주가지수를 3000으로 올린다고 했는데) 1000으로 떨어뜨릴 것 같다"고 가세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는 한국타이어 산업재해 얘기까지 꺼내 "이명박 후보는 강성노조를 (자제해야 한다고) 말하기 전에 노동자 수백 명이 유기용매 중독 사태를 겪은 사돈 기업의 노사 관계부터 잘 만들어 달라"고 공격했다.

글=채병건.임장혁 기자 ,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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