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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시조백일장>영광의 얼굴들-연말장원 강현덕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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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시조를 시작한지 2년만에 이렇게 시조시인이 된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했어요.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갑자기 당혹스러워집니다.』 「中央時調紙上白日場」 연말결선의 장원으로 뽑힌 강현덕(34)씨는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두차례 월장원을 했다.
소녀시절부터 시를 좋아해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난 뒤에도 틈만 나면 원고지 앞에 앉았다고 한다.덕분에 87년엔 자유 시로진주 개천예술제 신인상공모에 당선되기도 했다.그러다 자유시를 그만두고 시조로 돌아선 것이 2년전.
『원래 성격이 자유분방한걸 좋아해 막연히 정형시인 시조는 내겐 안맞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어요.그런데 자유시를 자꾸 쓰다보니 오히려 그 자유가 부담스러워졌어요.사방이 트인 벌판에 서서뭘 해야 하나 망설이는 바로 그런 느낌이었어요.』 강씨는 율격이 엄격한 시조가 처음엔 불편했다고 한다.그러나 그 불편함이 사라지면서 율격의 구속이 오히려 편안했다고 한다.구속이 구원으로 변하는 화학적 체험.강씨는 이를 계기로 자신의 중심 화두였던 자유와 안정의 문제에 대해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자유는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찾아오는 것이라는.
『처녀때 결혼을 구속으로 생각했다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뒤 그 안정속에서 자유를 느꼈던 경험과 흡사했어요.지금의 내 나이가 참 편하다는 광고문구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됐지요.』 수상작「하회마을에 내리는 눈」은 강씨가 하회마을을 여행하면서 쓴 작품이다.강씨는 『가장 인간을 닮은 강과 바람의 이미지로 삶의 쓸쓸함을 그려봤다』고 한다.지방방송국 문화프로의 MC로도 활약한 적이 있는 강씨는 『앞으로 시 속에 그림이 있는 시세계를 추구하고 싶다』고 한다.
〈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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