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도 10㎞ 앞까지 기름띠 접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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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잠잠했던 기름띠가 13일 강한 바람을 타고 남쪽으로 27㎞가량 내려가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서남방(외파수도 남쪽) 10㎞ 지점까지 번졌다.

하지만 이날 아침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진 데다 강한 바람이 불고 비까지 내리는 '3중고' 때문에 방제작업에 애를 먹었다.

13일 해경 방제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안면도 북단 서쪽 40㎞ 해상인 근흥면 가의도 남서방 해역에 형성됐던 기름띠가 북서풍을 타고 내.외파수도까지 내려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집중적인 해상.항공 방제로 안면도 연안에서는 검은 기름띠가 발견되지 않았다.

사고지점 북단 학암포~파도리 앞 해상에 40㎞ 이상 길게 늘어져 있던 검은 기름띠도 다시 연안 곳곳으로 밀려들었다. 사고 이후 지금까지 태안군 소원.이원.원북.근흥 등 5개 면 227곳 2670㏊, 서산시 대산읍.팔봉면 등 3개 읍.면 112곳 171㏊에서 어장피해가 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방제작업 일주일째인 이날 아침 기온이 영하 3도까지 떨어진 데다 바람까지 강하게 불어 방제에 나선 인력은 추위에 떨었다. 흡착포도 비에 젖어 기름을 흡수하지 못해 작업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해상 방제작업도 오후 1시를 기해 서해중부 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차질을 빚었다.

풍랑주의보가 내려지면서 사고 현장 일대 해상에는 초속 12~13m의 강한 바람과 함께 3~5m의 높은 파도가 일었다. 이 때문에 해군 함정 9척이 작업을 중단한 채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전날 120여 척이나 방제작업에 나섰던 민간 어선도 이날은 80여 척만 나왔다. 해경 대책본부는 기상이 더 악화할 것을 우려해 5t 미만 소형 어선들을 철수시키고 항공방제 중인 헬기도 운항을 중단했다.

사고 유조선 보수작업도 기악 악화로 중단돼 애초 15일로 예정됐던 유조선의 예인이 1~2일가량 늦어질 전망이다.

방제대책본부 윤혁수 경비구난국장은 "악천후로 방제작업에 어려움이 있지만 큰 차질을 빚을 정도는 아니라서 기름띠의 남하.북상을 막기 위해 대형 함정을 동원해 방제작업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태안=서형식.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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