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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지가 꼽은 '2007 미 대선 10대 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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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난 구조 작업에 나선 소방수들만큼 현장에 자주 있었다. 그들과 함께 일하고 그들을 이끌었다. 내가 그들 중 한 명이라고 봐도 된다."

공화당 대선 후보로 뛰고 있는 루돌프 줄리아니(사진)는 자신이 2001년 9.11 테러 직후 복구 작업에서 지대한 역할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뉴욕경찰 노조가 즉각 "유독 가스를 들이마시며 12개월 동안 복구한 현장 요원들과 시장이 현장에서 보낸 시간을 어떻게 비교하느냐"며 펄쩍 뛰는 등 당시 역할을 과장했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줄리아니는 결국 "현장 요원들의 고충에 공감한다고 강조하려다 말이 헛나왔다"고 사과해야 했다.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10일 '2007년 미국 대선 10대 실수'를 선정하며 줄리아니의 발언을 1위로 뽑았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잘생기고, 깨끗이 씻고, 똑똑한 최초의 주류 흑인"이라고 말해 인종주의적 편견을 드러낸 조셉 바이든 민주당 상원의원의 말실수가 2위에 올랐다. 오바마는 이 발언을 듣고 "모욕을 주려는 의도에서 한 말은 아닐 것"이라고 말해 배포 큰 지도자로 점수를 땄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4월 한 공연장에서 비치보이스 멜로디에 맞춰 가사를 "이란을 폭격하라, 폭격하라"로 개사한 노래를 불러 빈축을 샀다. 그의 대변인은 "그냥 유머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반전단체들은 발끈했고 무브온이란 단체는 이를 반전광고의 한 장면에 등장시켰다.

가난한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자수성가한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는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400달러짜리 이발이 사람들의 구설에 올랐다. 비싼 것도 문제였지만 이 비용을 선거운동본부에 청구했다는 사실이 더 문제가 됐다. 에드워즈 측 대변인은 나중에 "실수로 청구된 것"이라며 "에드워즈가 개인 비용으로 이를 정산했다"고 해명했다.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주 주지사는 "관타나모를 두 배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진보였다가 뒤늦게 입장을 바꿔 놓고 더 보수인 척하는 얼치기 보수주의자"라는 비난을 들어야 했다.

힐러리 클린턴은 "석유회사들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뒀다. 그 이익을 거둬 전략 에너지 펀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가 기업이 정당하게 번 돈을 연방정부가 징발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공격을 받았다. 힐러리의 대변인은 부랴부랴 "세금 우대 같은 방법으로 전략 에너지 펀드를 만들려 한다"고 수정했다.

타임은 이외에 ▶10대 친환경(그린) 아이디어▶언론이 소홀히 다룬 뉴스▶올 한 해 주요 뉴스▶희한한 뉴스▶인재(人災)▶과학 발견 등 50개 부문에서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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