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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2인의 홈파티 연출법 - 포근함을 즐긴다 색다르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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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한장 남은 달력. 1주일이 멀다하고 송년모임으로 분주할 때다. 레스토랑이나 바를 빌려 만찬 파티를 여는 데 식상했다면 분위기를 바꿔보자. 열 명 남짓 집에 모여 오붓하게 즐기는 홈파티는 어떨까. 늘 대하는 공간이지만 꾸미기에 따라선 호텔 연회장 부럽잖은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그루 앤 플라워 플로리스트 박소현 실장과 조명·가구 디자이너 이종명씨가 자신들의 프라이빗한 공간을 각각 꽃과 조명으로 연출했다.


:::플로리스트, 박소현

“사실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면 부담스럽죠. 하지만 꽃 장식 하나로 집안 분위기를 얼마든지 바꿀 수 있으니 걱정 마세요.” 그루 앤 플라워 박소현 실장이 자신 있게 말문을 열었다.
파티 장소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실을 택했다. 차분한 베이지와 아이보리가 지배적인 실내 컬러를 감안해 기본 컨셉트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으로 정했다.

우선 중앙 테이블에는 철제 샹들리에를 이용한 신개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했다. 오리목 줄기 중 굵은 부분은 위로, 가지 부분은 아래를 향하도록 한 후, 전선 묶는 케이블 타이로 샹들리에를 따라 한 바퀴 감쌌다. 군데군데 솔방울이나 조롱박을 넣고 큼지막한 조화도 꽂았다.
마지막으로 별모양 오너먼트를 달아 샹들리에를 받치고 있는 리스에 꼬마 전구를 감고 불을 켰다.
“차분하고 모던한 집이라 내추럴한 느낌을 최대한 살리고 싶었어요. 거실 벽지나 가구 색상과 어울려야 하니까 화려한 원색은 되도록 피했습니다.”

샹들리에 형태의 트리가 버겁다면 집에서 키우는 베고니아나 부겐베리아 같은 식물을 활용할 수도 있다. 깊이가 어느 정도 있는 바스켓에 비닐과 흙을 차례대로 깔고 기존의 화분을 옮겨 담은 후, 크리스마스 오너먼트와 타라로 마무리하면 된다.
방문이나 창문 등에 걸어 둘 리스도 간단하다. 크리스마스 하면 단골로 등장하는 호랑 가시와 낙산홍으로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꽂았다.
“물만 잘 줘도 한 달은 충분히 버티니 연말연시 데코레이션용으로는 그만이죠.” 제품의 실용성과 경제성도 놓치지 않는다.

센터피스 형식의 플라워 데코는 기본적이면서도 무난한 아이템 중 하나. 오아시스 안에 초를 먼저 넣고 잎안개와 흰색 스토크·빨간 장미·공작 편백으로 입체적인 원을 만들었다.
하얀 리시얀 셔스와 솜 뭉치가 내린 듯한 부시를 넣은 화기는 “오아시스를 삼각뿔 형태로 잘라 용기 위로 나오도록 해야 작은 트리로 이용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박 실장은 집에서 여는 파티인 만큼 편안하고 실용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컬러의 꽃보다는 색은 같되 형태가 다른 꽃들을 섞는 것이 심플하면서도 자연스럽다는 얘기다.
그는 “미니 호박이나 브로콜리·레드 피망 같은 식자재를 이용한 센터피스도 아이디어”라며 “파티는 자연스러운 것이 최고”라고 정의했다.


::: 조명 디자이너, 이종명

“요즘엔 와인 파티가 가장 무난하더라고요.” 이종명은 오렌지 컬러 벽 앞을 파티 공간으로 정했다. 페인트 칠을 한 벽과 벽돌 쌓은 벽이 맞물린다는 점도 고려됐다.
한 공간이 두 가지 질감을 나타낸다는 것은 그만큼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파티 공간으로 활용하기엔 두말할 필요 없는 적소다.
컬러 사용도 한몫 한다. 이종명의 가구나 조명은 원색적이다. 초록색과 빨간색 물감으로 가구나 벽을 칠하고 원색에 가까운 오브제로 주변을 장식한다.

하이라이트는 어른 키 만한 플로어 스탠드. 나무와 철을 이용해 사각형 갓을 만들고 빛이 위아래로 퍼질 수 있도록 간접조명 형태를 취했다. 기존 이종명 스타일의 샹들리에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반짝이는 비즈와 보드라운 깃털, 영롱한 크리스탈과 은은한 자개로 화려하면서도 로맨틱한 스타일은 겨우 갓 안쪽에서 흘러내리는 비즈 장식 몇 줄이 전부다. 대신 바닥에 드리운 그림자의 움직임이 무수한 패턴을 만들어낸다.
스타일은 이전과 다를지언정 이야깃거리는 어김없이 담고 있다. “이번엔 여행이 컨셉트입니다. 파란 몰디브 바다도 건너고 드라이브도 하는 마음대로 코스죠.” 동화 느낌으로 가볍게 표현하고 싶었다는 이씨는 실제로 나무판 갓 위에 비행기와 자동차 미니어처를 붙였다.
목재의 질박함과 두께의 한계를 해소하기 위한 얇은 철판은 자석판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게다가 약간 기울어진 모습은 마치 사람이 누군가에게 인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나 다를까. “밋밋한 구조물보다는 움직임이 있는 형상이 좋다”고 이씨는 말했다.

홈파티에서 플로어 스탠드 역할은 단순히 어두운 공간을 비추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자체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된다. 스탠드 받침대 밑에 가족이나 친구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을 놓아두고 여러 개의 컬러 향초에 불을 붙이면 분위기는 한결 포근해진다.
여기에 와인만 세팅되면 와인 파티 공간이 완성된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좀 더 내고 싶다면 빨간색 세인트포인티에 화분으로 데코레이션하면 된다.
“공간을 꾸미는데 결코 특별한 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꽃과 양초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단지 함께 만들고 준비하는 과정이 중요한 거죠. 행복지수가 뭐 별건가요?” 그에겐 파티가 추억이고 즐거움이다.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hyeyeong@joongang.co.kr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choi315@joongang.co.kr


노벨 만찬상 오른 행남자기 보러오세요
지난 10일 스톡홀롬에서 개최한 제 00회 노벨상 시상식에 행남자기가 만찬상에 올랐다. 지금껏 노벨 재단 마크가 그려진 유럽산 본차이나 제품이 공식 만찬 식기로 사용돼 오다가 올해 새로운 디자인으로 전면 교체됐다.
노벨 재단으로부터 시제품 개발을 요청받은 행남자기는 극비리에 여주에 있는 본차이나 공장에서 6개월여간에 걸쳐 수 차례 디자인 수정과 새로운 생산 방법을 개발했다.
이후 노벨 재단의 심사 평가를 거쳐 올 10월 행남자기의 제품이 공식 만찬 식기로 선정됐다.

행남자기가 선보인 디자인은 노벨 재단의 상징 컬러인 골드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식기 주변을 밴드 형식으로 고급스럽게 마감하고 각 분야 최고의 상징을 의미하는 별을 형상화하는가 하면 제품 뒷면에 재단을 상징하는 마크를 골드로 새겨 넣었다.
행남자기 제품연구소 김태성 부사장은 “제품의 격은 물론 재단이 요구하는 노벨상의 의미를 제품에 얼마만큼 잘 형상화하느냐가 제품 개발에 가장 큰 고민이었다”며 “다행이 6개월 밤낮을 고생해 개발한 제품이 공식 만찬 식기로 선정돼 고생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노벨 시상식 식기 전시는 행남자기 직영점에서 오는 15일까지 전시된다. 문의 02-3019-3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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