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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기] 올 겨울방학 땐 책과 친한 친구가 되어 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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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생 독서 이렇게

 겨울방학이 다가온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는 것만 생각해도 신난다. 하지만 엄마는 엄마대로 생각이 다르다. “이번 방학엔 틀림없이 ○○을 완성해야지. 거기다가 ◆◆도 해야 하고, △△도 소홀히 할 수 없어.” 아이들 방학 생활계획을 머릿속에 그리며 일대결전의 각오(?)를 다지고 있을 듯싶다. 불안한 마음에 학원 수강을 중심으로 시간표 짜기에 골몰하고 있을 것도 같다. 이런 엄마들께 방학을 ‘책과 친해지는 기회’로 만들기를 권한다.

 아이들은 좋아하는 것을 잘하고, 잘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이치는 ‘독서’에도 딱 들어맞는다. 어려서부터 쉬운 책, 재미있는 책으로 책과 친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독서 능력이나 학년이 높고 낮음을 떠나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방학은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사진은 초등학생들이 도서관에서 책과 신문을 보며 공부하고 있는 모습. [중앙포토]

◆아이들이 안 읽는지, 못 읽는지 살펴야=독서 능력은 나이에 따라 저절로 키워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갈고 닦아야 기를 수 있는 소중한 능력이다. 같은 학년이라고 해서 누구나 같은 책을 다 읽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휘력과 배경지식의 양과 질에 의해 독서 능력이 달라지므로 고학년이 될수록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면 ‘못 읽는지’ 살펴봐야 한다. 만약 ‘안 읽는 것’이 아니고 ‘못 읽는 것’이라면 쉬운 책, 재미있는 책을 중심으로 책을 좋아하도록 만들어 읽는 양을 늘려가는 수밖에는 없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성인들을 조사해 보니 ‘초등학교나 중학년 수준의 흥미 독서기에 머물러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원래 책을 많이 읽지 않거나 독서능력이나 학년에 따라 제때 독서 수준을 높여주지 못한 결과다. 아이들이 지나치게 흥미 위주로 쓰여진 책, 유행을 타고 범람하는 학습만화 종류만 읽는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책도 음식과 마찬가지로 ‘좋은 책’이 있으므로 이런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우선 읽을 책이 많아야 한다. 독서 흥미를 일깨워 주거나 수준을 높여줄 때도 좋은 책이 많이 있어야 한다. 학교나 지역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읽은 책을 반복해 읽는 특징이 있으므로 ‘내 책’을 가질 수 있도록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책을 사 줘야 한다. 그 다음 인터넷 게임과 TV 시청을 줄이거나 아예 하지 말도록 권하고 싶다. 책을 잘 읽는 아이들은 자기통제력이나 책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경우가 많다. 어려서부터 게임과 TV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이 학교 공부나 독서를 잘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집안의 독서 환경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학습과 독서는 별개의 것 아니다=책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학습 능력이다. 책을 읽어 이해한다는 것과 공부를 한다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교과목을 공부할 때 ‘읽기(독서) 능력’은 중요한 기본 능력이다. 읽어야 할 것을 빠르게 읽어 내고, 내용을 잘 이해하는 능력(독서 능력)이 학습(공부) 능력이다. 독서 능력이 뒤떨어지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는 말이다.

 방학 동안 다음 학년을 염두에 두고 책을 권하는 것도 빼놓지 마시기 바란다. 예를 들어 사회과목 6학년 1학기 대부분이 역사이다. 5학년생에게 역사에 관한 책을 권하며, 한국사능력검정에 도전해 보게 한다면 방학 중 6학년 1학기 사회 준비를 충실하게 할 수 있다.  

심영면 서울 미동초등학교 교감

중학생 독서 이렇게

 중학생들이 겨울방학 때 효율적인 독서를 하려면 먼저 자신의 독서 경향과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친구나 부모님과 함께 서점을 둘러보는 것도 방법이다. 요즘은 디자인도 세련되고 표지도 아름다운 책이 많다. 이 중에서 관심 있는 책을 골라 본다. 자신이 선택한 책은 대부분 읽게 된다. 또 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좋은 책에 대한 안목을 갖게 된다.

 ◆가족이 함께 책 읽는 시간 정하자=방학에는 가족과 함께 책 읽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는 독서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20~30분간 책을 읽는다. 처음부터 욕심을 부리면 쉽게 싫증이 날 수 있다. 가능하면 아쉬운 듯 하게 독서 시간을 정해 다음 독서 시간이 기다려지게 해야 한다. 집 안 곳곳에 책을 두어 언제든지 읽을 수 있도록 해서 책 읽는 가정 분위기를 만들면 독서 효과가 난다.

 그럼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대형 서점에 처음 가면 책이 너무 많아 겁에 질리게 된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막막하다. 우선 학교에서 추천한 책 중심으로 골라 읽는다. 학교에서 추천한 책들은 대부분 철저한 검증을 거쳤기 때문이다. 새로 출간되는 책들은 신문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소개된 글을 참고해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독서 수준이 높은 학생들은 서울디지털자료실(www.dls.or.kr)에 가 보자. 기관 및 단체별로 추천한 도서목록이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책 종류나 자신의 독서 수준에 맞는 독서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요즘 영상이나 만화책 등 그림에 익숙한 학생들이 문자로 된 책을 접하면 적응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독서 수준이 낮은 학생이나 만화책 중심의 독서를 한 학생들은 쉬운 교양서적이나 재미있는 소설을 골라 통독하면서 문자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만 어려운 책을 읽을 수 있으며 책읽기의 진정한 즐거움을 맛볼 수가 있다.

 방학 동안 친구들과 독서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면 효과적이다. 인터넷에 독서카페나 블로그를 만들어 책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댓글도 달아주면 독서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글을 읽는 행위가 극히 개인적이지만 독후 활동은 여러 사람이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독서 기록장 쓰는 습관 길러야=새해가 시작되면 온가족이 책을 선물하는 행사를 갖는 것도 좋다. 한 해의 출발을 책으로 시작해 책 읽는 가정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가족 간 대화의 소재를 풍부하게 해 주어 갈등을 줄여 준다. 특히 책갈피에 평소 하고 싶은 이야기나 덕담을 적어 주면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방학 동안 책을 읽고 난 후 월 말에 가족 독후감 발표대회를 해 보자.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또 지역도서관에서 개최하는 독서행사에 적극 참여하도록 권하고 싶다. 도서관에선 독서교실이나 독후감 대회 등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마련해 학생과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이런 행사에 참여하면 독서에 대한 관심과 의욕이 생긴다.

 자신의 독서 활동을 독서기록장에 쓰는 습관을 갖는 것도 좋다. 현재 고등학교에서는 독서기록장의 기재 내용을 근거로 독서 활동 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있다. 이런 습관을 길러두면 고교 진학 후의 독서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신현명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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