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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로기쁨찾자>주몽재활원-총리 할아버지 보자"와"환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84년 문을 연 서울송파구오금동 주몽재활원(원장 張先玉.51.여)에서 생활하는 5~20세의 지체장애.정신박약자 92명에게는 中央日報의 자원봉사 대축제날인 26일이 영원히 잊지못할「생일날」이 됐다.
사랑과 정에 굶주린 이들이 아직도 우리사회에「따뜻함」이 남아있음을 깨닫게 됐기 때문이다.
『저 애들이 좋아하는걸 좀 보세요.제발 中央日報의 이 캠페인이 1회성 행사로 그치지 말고 자원봉사라는 새로운 문화를 우리사회에 정착시키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원장 張씨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오전10시 이영덕(李榮德)국무총리 일행 30여명이 찾아오자 장애인들은 번쩍번쩍하는 승용차와 경호원들을 바라보며『와』하는 환성을 질러댔다.1일 상담교사가 된 백발이 성성한 총리할아버지가『너희들 무엇이 제일 불편하니,춥진않니』하며 자 상하게 묻자어떤 아이는 그저 히죽히죽 웃기만 했고 어떤 아이는 더듬거리며『저 할아버지 높은 사람이야?』라고 묻기도 했지만 모두들 즐거운 표정이었다.
오후2시 동작세무서 왕경래(55)계장이 찾아와 3층 건물을 올라가려 하자 휠체어를 탄 어린이,몸을 비틀며 걷는 어린이들이무더기로 몰려와『아빠,아빠』를 외치며 왕씨의 손을 잡았다.
교회집사인 왕씨는 92년5월부터 한달에 두번씩 빠짐없이 이곳을 찾아와 2시간 정도 아이들과 놀아주다 어느새 아이들의「아버지」가 돼 버렸고 이날 中央日報의 자원봉사 캠페인에 발맞춰 이곳을 찾았다.
『봉사라는게 원래 오른손이 하는걸 왼손이 모르게 하는거여서 中央日報의 자원캠페인에 신청하지 않으려고도 했어요.하지만 우리사회에 자원봉사의 물결이 일게 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中央日報에 전화를 했죠.또 1등상을 받으면 이곳에 기탁해이번 겨울에 어린이들이 좀더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면 더좋겠다는 생각에서 신청을 했죠.』 껄껄웃는「아버지」왕씨와 함께장애아들은 뜻도 모른채 웃음을 터뜨린다.오후3시,윤선일(21)양등 한양여전 봉사동아리인 LUS회원 5명이 찾아왔다.예쁜 누나들과 함께 노래도 부르고 장난도 치며 한껏 행복한 표정이다.
오후4시쯤 동양공■ 한나래동아리(회장 지요석.20)회원 7명이찾아온뒤 형들과 누나들은 장애아들을 목욕탕으로 데리고 가 몸을씻겼다. 『비누가 눈에 들아가면 따갑잖니,자 어서 눈감아.』 형.누나들이 채근했지만 정신박약인 이모(16)군등은 웃음을 터뜨리며 마구 물을 뿌려대며 즐거워했다.오후7시 함께 식사를 하고 청소.설거지까지 끝낸 자원봉사자들은 주몽재활원을 떠났다.
『누나 잘가.』『안…녕.』비틀리는 몸과 더듬거리는 말로 장애아들은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든다.
92명 장애아이들과 자원봉사자 모두는 서로가 주고받은 사랑과정에 흠씬 젖은 표정이었다.
〈張世政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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