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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공기업 개혁" 외치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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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장병완(사진) 기획예산처 장관은 10일 “공기업 민영화 조건이 아직 성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10일 KBS 라디오에 출연, “공기업을 민영화하려면 그 성과(장점)와 현재 비효율 간의 엄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서는 이런 조건이 성숙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유력 대선 후보가 공기업 전면 개혁을 내세우고 있는 데 맞서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중단 정책을 옹호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지난 정부에서 민영화가 많이 시행됐지만 현 정부에서는 민영화가 별도로 진행되고 있지는 않다”며 “과거 민영화는 제조업 중심이었고 현재 (남아 있는) 공기업들은 자연독점적인 네트워크(망) 산업이라 다르다”고 말했다.

예컨대 한국전력·가스공사·지역난방공사 등은 김대중 정부에 의해 민영화 대상으로 지목됐지만 민영화의 부작용이 더 커 현 정부가 민영화를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그는 “민영화를 하려면 경쟁 회사도 있고, 기업의 공익성이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하지만 (한전 등) 현재의 자연독점적 산업들은 이런 여건이 성숙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장 장관은 지난달 초 국회에서도 “망 산업에 대한 민영화는 선진국에서도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섣부른 민영화는) 소비자 가격 인상이나 서비스 질의 저하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김대중 정부는 11개 공기업의 민영화 계획을 수립해 한국통신 등 8개 회사를 민영화했다. 하지만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한국전력 등 3개 회사의 민영화가 중단됐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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