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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속에내일이있다>4.국제화.세계화 차이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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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주창한 세계화가 기존의 국제화 개념과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있는 가운데 학계에서는 이미 이 두가지 개념을 구분해 쓰고 있다.
연세대사회학과 송복(宋復)교수는 지난 여름『계간 사상』에 발표한「언론인의 국제화」라는 논문에서 두 개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명확히 구분하고 있다.
宋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제화.세계화는 나라간 장벽이 점점 무너져 마침내 없어지게 된다』는 의미에 대체로일치하고 있다면서▲사람의 왕래▲물자의 이동▲정보의 흐름이 완전히 자유로워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宋교수는 우리가 말하는 국제화의 영어식 표현인「Internationalization」은 사실상 영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면서 굳이 구분하자면 영어의 「Globalization」을 우리말로 국제화.세계화로 나 누어 사용할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사회,우리가 익숙하게 적응해온 사회는국경이 있는 사회(Bordered Society)였다.
「국경있는 사회」는 국경이라는 장벽이 차단해 줌으로써 필요한것만 선별해 들여오는 유한이동.유한 경쟁의 사회였다.
이런 조건속에서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고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는등 경제 부문에 무게중심을 놓았던 것이 바로 우리가 말하는 국제화의 개념이라고 宋교수는 말했다.
이에 반해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사회는 국경이 없는 사회(Borderless Society)며 국가간 차단벽이 없어짐으로써 나라간 무한이동이 벌어지고,따라서 무한경쟁이 불붙는 사회가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에 대응할 자세를 갖추는 것이 바로 세계화라는 것이다.국가간 차단벽이 없어진 국제사회에서는 기존의 경제를 중심으로한 국가경쟁력이 점차적으로 비경제적인 차원으로 옮겨간다는 것이다. 경제뿐만이 아니라 정치.사회.문화.인권 등에서 모범적인 사회가 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宋교수는 이 사회에서의 주요 수출품이 문화가 되는「문화전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는『물론 金대통령이 통상관계를 중심축으로 짜여진 亞太경제협력체(APEC)정상회담에서는 경제문제에 우선순위를 두는 국제화를 언급할 수밖에 없었지만 그 이후에 나온 내용을 분석해보면 학계에서 말하는 세계화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金대통령이 22일 국무회의에서 언급한『세계화는 냉엄한 국제사회에서 살아 남기 위한 생존전략인 동시에 차세대를 위한 원대한비전』이라는 대목은 바로 이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金成進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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