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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58) 서울 금천 한나라당 강민구 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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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과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선 강력히 처벌해야 합니다. 그래야 돈 정치, 부패 정치가 사라지죠. 등원하면 법 개정을 통해 원칙이 바로 선 나라,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도록 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서울 금천구에서 출마 준비를 하고 있는 한나라당 강민구(39) 지구당위원장은 “지킬 수 없는 비현실적인 법이 오히려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개혁이 이루어 지려면 “먼저 선거가 깨끗하고 공정해 져야 한다”며 그렇게 되도록 “후보자들의 신상정보를 낱낱이 국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전과기록이 있는 후보들의 경우 공소장이나 판결문까지 공개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강 위원장은 소장 법조인 출신이다. 89년 고려대 법학과(84학번) 졸업과 동시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법조계 생활을 변호사로 시작했다. 그 후 1993년부터 2003년까지 10년여 동안 특수부 검사로 있었다.‘잘 나가던 엘리트 검사’가 왜 진흙탕 정치판에 뛰어들었을까? 그는 “노무현 정권의 실정과 국가정책의 표류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어서”라고 답했다.

“노무현 정부는 민생이나 경제에 무관심합니다. 지난 1년 동안 정계개편을 주도하면서 지역주의에 편승했고, 지금도 총선에만 몰두하고 있어요.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도 뜬구름 잡는 식의 개혁을 말하는 열린우리당보다 훨씬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을 추구한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일선 검사 시절 그는 경제 비리 사건을 많이 담당했었다. 지금 진행 중인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 그는 날카롭게 비판했다.

“검찰 수사는 이미 형평성·객관성을 잃었습니다. 지금까지 대선자금과 관련해 노 대통령이 스스로 고백한 것들도 있지 않습니까? 기업은 이익을 추구하는 게 생리입니다. 한나라당에만 퍼주었다는 건 말이 안 돼요. 여야 모두에 ‘보험’이나 ‘투자’ 개념으로 돈을 전달하는 게 지금까지의 관례입니다. 지금 검찰 수사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예요.”

강 위원장은 지난 해 지구당 위원장 자리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검사직을 사퇴했다. 그리고 1달여 만에 지구당 위원장 경선에서 지명도가 그보다 훨씬 높은 연세대 윤방부 교수를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경선 승리에 대해 그는 “젊은 후보가 열정과 소신을 갖고 일을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역민들의 기대가 투영된 결과라고 자평했다.

“검사 시절 한 번도 외부의 청탁이나 압력에 굴복한 일이 없습니다. 그러다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하기도 했죠. 그래도 ‘단 하루를 하더라도 검사답게 하겠다’는 고집으로 버텼습니다. 정치는 초보지만 검사 시절부터 소중히 간직해 온 소신과 정직한 자세로 국민에게 사랑 받는 정치를 해 보겠습니다.”

▶강민구 한나라당 서울 금천 지구당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선 '돈 선거'가 많이 퇴색할 것이라고 장담했다.지역을 다니면서 유권자들의 의식변화를 실감하고 있다고. 그는 경로당을 방문하면서도 '빈손'으로 찾는다고 했다. 예전같으면 꿈도 못 꿀 일. "깨끗한 선거하려고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돌아갑니다. 용서하세요"라고 하면 노인들이 오히려 "찾아와 준 것만도 고맙다"며 등을 다독여준다고 했다. 사진은 지역내 독거 노인을 위한 김장 김치 담그기 봉사에 나선 강 위원장(오른쪽).

그는 14대째 금천구에서 살아 온 이 지역 ‘토박이’다. 학교도 이 지역의 시흥초등, 문일중·고를 나왔다. 그런 그의 눈에 금천이 낙후될 수밖에 없었던 건 ‘4년짜리 철새정치인들’이 날아들었기 때문이다. 2000년 16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민주당 장성민 의원은 1년 여만에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그 후 보궐선거에서 이긴 한나라당 이우재 의원은 지금 열린우리당 소속이다. 강 위원장은 “나처럼 지역연고가 확실한 토박이가 뿌리를 내리고 금천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당선시켜 달라”고 말했다.

시급한 지역 현안문제로는 교통과 교육 문제를 꼽았다.

“금천은 서울 서남부권의 교통 요지입니다. 구로와 가까워 공단과 물류창고가 밀집한 곳이기도 하구요. 동시에 도로와 주차 시설이 미비해 만성적인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주택밀집지역 가까이에 지하철도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많아요. 대형 종합병원(대학병원 규모)과 교육시설도 부족해 지역민들의 삶의 질도 떨어지는 편이죠. 당장은 어렵겠지만 부지를 확보하고, 관계 부처·기관의 협조를 얻어 문제를 풀어 볼 생각입니다.”

등원하면 ‘공교육을 바로 세우고 교육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육 문제는 우리 사회의 모든 현안과 연결돼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질 좋은 교육을 받게 하려다 보면 좋은 학군으로 이사를 가야 하고, 그러다 보면 부동산 문제, 교통 문제가 따르죠. 조기유학 열풍에 ‘기러기 아빠’가 생겨나는가 하면 국부유출도 심각한 실정이구요. 앞으로 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입니다. 말 그대로 백년을 내다보는 교육은 안 되는 겁니까? ”

주 진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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