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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 잇단 비리 “창녕 자존심 살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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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창녕군선관위 부정선거 감시단원들이 5일 군청앞에서 후보들의 유세장면을 살피고 있다. [사진=김상진 기자]

지난 3일 경남 창녕군청 대회의실. 창녕군내 이장, 새마을지도자, 학교운영위원장, 노인회장, 주민자치위원 등 300여명이 김영대 밀양지청장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김 지청장은 파워포인트로 도표까지 사용해가며 창녕지역의 선거범죄 처분 현황을 공개했다. 그는 "2006년1월부터 10월까지 처분한 선거사범이 구속 3명,불구속 재판 133명, 약식기소 44명, 기소유예 7명으로 다른 시·군에 비해 많다”며 “지역의 여론선도층인 여러분들이 공명선거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1년6개월 사이 군수 선거를 세번 치르는 창녕군수 보궐선거는 ‘추락한 군민의 자존심 살리자’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진석규(59) 전 함안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지난달 16일 벌금 700만원이 확정됨에 따라 치러지는 함안군수 재선거에는 3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3명의 후보 모두 한나라당 공천을 신청한 데다, 무소속 출마자 2명도 군수·도의원 출마 때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경험이 있어 당원 확보율이 당락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중구=대통합민주신당 오경석(42), 한나라당 김은숙(62), 무소속 변종길(66)후보가 경쟁하고 있다. 구의원 두번 출마해 낙선한 오 후보는 “같은당 정동영 대통령 후보가 득표를 많이 하면 당선될 수 있다”며 정 대통령 후보 선거에 열중하고 있다. 동별 애로사항을 들어 공약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2006년 5월 31일 지방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970표 차이로 낙선한 한나라당 김 후보는 용두산-자갈치-국제시장-롯데월드-광복로 등을 원스톱 관광단지로 조성하겠다는 공약 등을 내걸었다.

초대 민선 구청장을 지낸 무소속 변 후보는 “영주·보수동 노후 아파트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표밭을 누비고 있다.

◆창녕=대통합민주신당 성낙봉(49), 민주노동당 하강돈(59), 무소속 김충식(57)·한홍윤(51) 후보가 출마했다.한나라당은 공천 후유증을 우려해 후보를 내지 않았다.

모든 후보는 전임 2명의 군수들이 골재채취업자들에게서 돈을 받았다가 중도사퇴한 것을 의식해 깨끗한 선거와 골재채취의 공영제 전환을 공약으로 채택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성 후보는 우포늪·화왕산·부곡온천을 연계한 대단위 관광단지 조성, 휴경농지를 출향인들의 주말농장으로 전환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민주노동당 하 후보는 창녕군청에서 34년간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람사르총회와 연계한 전원농촌건설, 대형마트 입점 저지 및 영업제한, 지역농산물 유통센터 건립 등의 공약을 내놓고 있다.

무소속 김 후보는 창녕군의원에 네번 당선되고 군의회의장을 지냈다. 그는 “4곳의 모래채취장을 군이 직접 운영해 연간 120억여원의 수입으로 군민 복지에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한 후보는 창원지법 감사담당관 출신. 동계훈련장 건설 등을 통해 부곡온천을 일류관광지로 만들고,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서겠다고 공약했다.

◆함안=한나라당 조현룡(61)후보는 2002년 군수 선거때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무소속 조영규(60)후보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때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군수에 출마했다. 무소속 진종삼(68)후보 역시 세 번의 도의원을 지내면서 모두 한나라당 공천을 받았다. 비슷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어 치열한 3파전이 펼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조후보는 건설교통부 부산항공청장을 지내며 30여년간 쌓은 다양한 인맥을 활용해 광려천 정비와 칠원면∼창원시를 잇는 천주산 터널(1.5㎞)건설을 공약했다.

무소속 조후보는 가야읍 중심의 한밭들을 전원주택 단지로 개발, 인구를 늘리고 벼 건조 시설을 마을마다 세우겠다고 공약했다.

무소속 진후보는 10여년간 도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군민의 의견을 수렴해 함안 발전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그는 가야읍 시가지 고도제한을 완화해 상가와 주택 건립을 약속했다.

강진권·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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