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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ESTATE] 용산·뚝섬 등 대형 단지, 분양가상한제는 피했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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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상한제 제외 단지들의 분양가가 만만찮을 것 같다.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분양가를 매길 수 있어 대부분 주변 시세보다 비싸게 분양승인이 신청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택 수요자들이 가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입주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한 매력에도 비싼 분양가로는 분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미분양 한파’녹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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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제 희비 엇갈려=뉴타운·민간도시개발사업장 등 대규모 개발지역 단지들이 대거 상한제를 피했다. 서울에서 가장 주목받는 개발 호재인 용산국제업무지구 주변과 뚝섬 상업용지에서 추진 중인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아파트 6개 단지가 모두 지난달 말까지 분양승인 신청을 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는 최고 620m의 드림타워와 업무시설 등이 들어서지만 주거시설은 원주민용에 제한돼 주변 주택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뚝섬 일대는 서울숲·한강조망권을 갖추고 강남에서 가깝다.

주상복합은 서울 도심권에서도 상한제를 피해 나온다. 남산 주변 회현·동자동, 마포 등의 단지다. 도심에 직장이나 사업장을 둔 수요자들을 겨냥하고 있다. 강남권에서도 재향군인회가 송파구 신천동 옛 향군회관 자리에 개발하는 주상복합이 상한제를 피했다.

서울 지역 40여 개 재개발 단지도 지난달 말까지 관리처분 인가 신청을 했다. 여러 개의 재개발구역이 계획적으로 개발되는 뉴타운 물량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15개 단지가 뉴타운 물량이다. 도심에서 가까운 성동구 왕십리, 마포구 아현과 동작구의 노량진·흑석 등이 포함돼 있다.

경기도 고양·용인 등의 대규모 민간도시개발사업장 단지들이 상한제를 벗어났다. 고양 덕이·식사지구, 용인 신봉지구 등이다. 인천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청라에서도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 일반 아파트와 주상복합 아파트가 대거 나온다.

이미 상한제를 시행 중인 택지지구에서도 마지막 상한제 제외 단지가 나온다. 용인 구성지구 주택공사 단지다. 상한제 시행(2005년 3월) 이전 사업승인을 신청해 상한제에서 제외됐다.

반면 이들 단지와 마찬가지로 9월 이전 사업승인을 신청했지만 지난달 말까지 분양승인을 신청하지 못해 상한제 적용을 받는 단지도 있다.  

뚝섬 옆 한강변의 최고 49층짜리 조합아파트(115~247㎡ 546가구)는 사업부지를 100% 확보하지 못해 상한제 대상이 됐다. 사업승인을 받지 못해 분양승인을 신청하지 못한 것이다.

재개발 구역 가운데서도 막판에 상한제를 피하지 못한 단지들이 있다. 성동구 옥수12, 금호15구역 등이 관리처분 인가 신청 전 단계인 관리처분 총회도 열지 못한 상태다. 업체 관계자는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사업성이 크게 떨어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옛 단국대 부지에 계획된 중저층 아파트 600가구(87~332㎡)가 구청의 사업승인 반려로 지난달 말까지 분양승인을 신청하지 못했다. 사업자 측은 사업승인 반려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계획하고 있어 상한제 여부는 소송 등의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높은 분양가, 분양 발목 잡나=상한제를 피한 단지들의 예정 분양가가 높아 구청과 업체 간 분양가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구청의 권고로 분양가가 다소 낮아지더라도 상한제 적용 단지에 비해 높은 수준이어서 초기 분양률이 높지는 않을 것 같다.

뚝섬 주상복합 단지들의 분양승인 신청 가격은 3.3㎡당 평균 4400만~4500만원 선이다. 이는 최고가 분양가인데다 지난해 11월 인근에 분양된 서울숲 힐스테이트 펜트하우스(꼭대기층 고급 주택)보다 3.3㎡당 1200만원 넘게 비싼 가격이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주변 주상복합들보다도 3.3㎡당 1000만원가량 높다. 용산 단지는 3.3㎡당 3500만원 수준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재개발 단지들도 은평뉴타운에 비해 훨씬 비싸게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이 1200만원대 이상, 85㎡ 초과 중대형은 1500만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10일부터 분양되는 은평뉴타운1지구 분양가는 중소형 1000만원 선이고, 중대형도 1300만원대를 넘기지 않는다.

고양·용인 등의 대규모 민간 사업장들의 분양가도 높기는 마찬가지. 고양 덕이·식사지구의 분양승인 신청 가격이 3.3㎡당 1500만~1600만원선인데 주변 시세는 1400만원 정도다. 10월 일산신도시 옆 일산2지구에 분양된 주택공사 중대형이 주변 시세의 80%를 적용받아 1128만원에 나왔다. 파주신도시 중대형 분양가도 3.3㎡당 1100만원 이하다.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앞서 분양된 단지들의 가격, 주변 시세 등을 감안해 비싸지 않은 선에서 분양가를 결정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한 일부 재개발 구역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고 분양될지 불확실하다. 관리처분계획 공람공고(30일간)가 끝나기도 전에 인가 신청을 했기 때문이다. 왕십리뉴타운3구역은 지난달 26일 총회를 열고 다음날인 27일 공람에 들어간 뒤 지난달 29일 인가 신청서를 구청에 접수했다. . 이에 대해 서울시는 “공람공고를 해 주민들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수렴한 뒤 인가 신청을 해야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안장원·황정일 기자

◆분양가상한제=분양가를 땅값과 정부가 정한 건축비(중소형 지상층 건축비 3.3㎡당 355만8000원 등)를 합친 가격 이하에서 매겨야 하는 제도. 공공택지에는 2005년 3월부터 시행됐고 민간택지는 이달부터 분양승인(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을 신청하는 단지부터 적용된다. 정부는 상한제 확대로 민간택지의 분양가가 20%가량 내려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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