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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지멘스그룹 亞太지역 공략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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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아시아.태평양지역이 세계경제 3대축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독일 지멘스 그룹이 亞太지역 진출을 적극 선언하고 나서주목되고 있다.근착 독일 한델스 블라트紙에 따르면 지멘스社의 하인리히 폰 피러 회장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이사 회를 열고『2000년까지 亞太지역에 35억달러를 집중 투자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관심을 끄는 점은 지멘스가 회사창립이래 사상 처음으로 외국에서 이사회를 개최했다는 것.
이를 두고 피러 회장은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뜻하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지멘스가 亞太지역에 이렇듯 관심을 쏟는 것은 이 지역이「성장센터」로 불릴만큼 초고속성장(92년기준 13%)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멘스가 아시아지역에 최초로 진출한 시기는 지금으로부터 1백20여년전.1870년에 지멘스는 홍콩에서 상하이(上海)까지의 해저 케이블 공사를 맡으며 이 지역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오늘날 지멘스그룹은 아시아지역에 80여개 자회사와 20여개 생산공장을 갖고 있으며 이 밖에 40여개 합자회사를 설립했다.동남아시아.동아시아.중국에서 근무하는 지멘스 직원은 현재 2만6천여명,건축부문에서만 5천명의 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이 한솥밥을 먹고 있다.피러 회장은 6년후 이 지 역의 직원수를 5만명까지늘릴 계획이다.
이같은 탄탄한 거점을 배경으로 지멘스는 亞太지역에서 해마다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지난 9월말에 끝난 93,94회계연도에 지멘스사는 전세계 수주계약액 총 5백80억달러 중 65%를 유럽,20%는 미국,그리고 그 나머지 중 약 10%를 아시아지역에서 올렸다.같은 기간 매출액은 50억달러를 기록,약 10%의 성장을 보였다.
현재 지멘스는 5년전 불과 5%에 불과했던 아시아지역의 사업규모를 2000년까지 20%로 높일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멘스의 주활동무대는 여전히 유럽이 되겠지만 『亞太지역은 향후 10년간 우리가 가장 역점을 두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피러 회장은 강조하고 있다.
이번 싱가포르 이사회에는 태국.홍콩.호주.중국.필리핀 등 亞太지역 10개국의 지멘스사 대표들이 참석,이 지역에서 지멘스가치중할 전략에 관해 토의하고 향후 그룹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했다. 이번 이사회서 설정한 다섯가지 중점 추진방향은▲亞太지역을그룹의 3대거점의 하나로 설정▲아시아에서의 입지강화를 위한 공동사업의 계속 추진▲판매체계와 마케팅의 강화▲중점투자대상국인 중국에 10억달러,인도에 5억달러를 투자▲통신.운송 .의료기기술.에너지공급을 지멘스의 아시아지역 중점사업분야로 선정한다는 것들이다.
지멘스는 앞으로 亞太지역을 단순히 제품의 판매시장으로 삼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이다.피러회장은 『우리는 단순한 거래 이상의 협력관계를 맺어야 한다』며 이 지역 국가와의 동반자관계를 강조하고 나섰다.
지멘스가 결정한 이번의 투자도 이런 맥락에서 볼때 현지 생산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지멘스는 이밖에도 보유기술이전,현지 업체및 대학과의 긴밀한 협력,현지 채용인의 독일내 교육등 경제블록화가 심화되고 되고 있는 亞太 지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柳權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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