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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가요계 ‘빅뱅’ 대폭발 누나·이모들도 살맛 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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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거짓말’이란 노래로 올해 최고의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성장한 빅뱅 멤버들. 왼쪽부터 승리, G드래곤, 태양, 탑, 대성. [사진=김성룡 기자]

지난달 28일 저녁 홍익대 앞은 마비가 됐다. 그룹 ‘빅뱅’의 게릴라 콘서트를 보러 무려 5000여 명이 몰렸기 때문이다. 뒤늦게 경찰까지 출동했다. 이날 게릴라 콘서트는 서태지 데뷔 1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뤄졌다. 당일 오후 빅뱅 멤버 다섯 명이 이동 차량을 타고 신촌·마포 일대를 돌며 “우리 오늘 콘서트 해요”를 알린 게 홍보의 전부였다. 음악도 서태지의 ‘필승’을 틀었다. 하지만 폭발력은 대단했다.

이날 공연은 예정보다 1시간50분 늦게 시작됐다. 몰려든 인파로 안전 문제가 우려됐기 때문이다. 하늘을 찌르는 빅뱅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라라라’ ‘더티캐쉬’ 등 서서히 끓어오르던 빅뱅이라는 화산은 최근 ‘거짓말’로 대폭발했다. 지난달 17일 열린 ‘Mnet·KM 뮤직페스티벌’에서는 최고의 영예인 ‘올해의 노래상’과 ‘남성 그룹상’ ‘편곡상’ 세 부문을 수상했다. 여기에 지난달 말 발표한 미니앨범 ‘핫 이슈’의 타이틀곡 ‘마지막 인사’도 각종 차트의 정상에 오르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수상 순간을 돌아보자.

“머릿속이 하얘졌다. 데뷔한 지 1년여밖에 안 돼 참가에 의의를 두자는 생각이었다. 솔직히 힙합 부문은 욕심이 났다. 그런데 너무 큰 상을 주셨다. 힘든 연습기간이 떠올랐다.”(탑)
 
-국민 아이돌 그룹이 됐다.
 

빅뱅의 리더 G드래곤

“‘거짓말’ 덕분에 많은 사람이 우리를 알게 됐다. 콘서트 관객도 예전에는 10, 20대였는데, 지금은 딸을 데리고 온 40대 주부도 있다. ‘거짓말’은 원더걸스의 ‘텔미’처럼 후렴의 중독성이 강하다. 그래서 인기를 끈 것 같다.”(대성)

-‘거짓말’ 표절 논란도 있었다.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표절이 아니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곡 ‘스카이 하이’의 원작자인 일본 가수 프리템포도 표절이 아니라고 밝혔다. 전화위복이랄까. 프리템포와 음반 작업을 함께할 계획이다.”(G드래곤)
 
-스스로 아이돌 그룹이라고 생각하나.
 
“아이돌 그룹이냐 아니냐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 좋아하는 음악을 할 뿐이다. 데뷔 때 목표처럼 작곡, 안무, 패션스타일 등을 그룹 내에서 소화하고 있다.”(태양)
 
-누나·이모 팬이 많다.
 
“서바이벌 리얼다큐를 통해 데뷔해서 그런 게 아닐까. 그룹에 살아남으려고 치열한 경쟁을 했다. 그렇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를 대견하게 보신 분이 많은 것 같다.”(탑)
 
-사실 꽃미남 외모는 아니다.

 
“그게 우리의 강점이다. 각자 개성이 뚜렷해서 쉽게 질리지 않는다. 멤버들 성격이 다 달라서 그것이 캐릭터화됐다. 억지로 만들어진 캐릭터가 아닌 것은 팬들도 안다.”(승리)
 
-성장의 발판이 됐던 곡은.
 
“싱글 2집의 ‘라라라’와 정규 1집의 ‘더티캐쉬’, 그리고 ‘거짓말’이다. ‘라라라’는 힙합 느낌이 강한 곡이었다. ‘더티캐쉬’는 대중적인 펑키 사운드여서 팬이 많이 생겼다. 점점 대중적인 노래를 한다고 실망하는 사람도 있는데, 일단 힙합을 알리려면, 우리를 먼저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대중적으로 성공한 뒤 힙합을 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아직 젊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대중성이 없다 해도 하고 싶은 음악을 할 것이다. 록도 제대로 해 보고 싶고, 국악도 접목해 보고 싶다.”(G드래곤)
 
-‘라라라’에서 립싱크 가수를 대놓고 비난하는 등 무척 공격적이었다.
 
“처음에는 ‘우리가 나간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노래했다. 지금은 아니다. 우리만 최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남들과 비교하는 가사를 넣지 않아도 스스로 빛나는 그룹이 되고 싶다. 다른 기획사에서 우리를 모티브로 한 그룹을 만들고 있다고 하니, 뿌듯하다.”(태양)
 
-이번 미니 앨범에 서태지의 곡을 리메이크했다.

“서태지는 우리의 우상이다. 우상의 곡을 리메이크하는 것은 영광인 동시에 큰 부담이다. ‘크레이지 독(Crazy Dog)’을 듣고, ‘환상 속의 그대’를 떠올리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 도입부만 빼고 라인을 다 바꿨다. 아무리 리메이크를 잘 해도 원조는 못 이긴다. 아류작이 되느니 우리 스타일을 강조하자고 판단했다.”(대성)
 
-동방신기와 비교되곤 한다.

“과(科)가 달라서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는다. 동방신기는 우리도 인정하는 선배 가수다. 노래를 다 잘하고, 춤이나 퍼포먼스도 많이 연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꾸준히 자기발전을 하는 걸 보며 선배로서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G드래곤)
 
-해외 진출 계획은.

“내년 1월 일본에서 싱글 앨범을 낸다. 태국에서는 지난달 말 ‘거짓말’ 싱글을 발매했다. 내년 3월 일본 콘서트를 하고, 현지 방송 활동도 한다. 같은 기획사에 소속된 세븐이 미국에서 성공하면 우리도 미국 진출의 기회를 얻을 것 같다.”(승리)

정현목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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