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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中年의 기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45세에 프로 복싱 헤비급 왕좌(王座)에 오른 조지 포먼.그는 복서라기보다 차라리 목사였다.스무살 아래의 챔피언을 누인 직후 그는 코너로 가 무릎을 꿇고 하느님부터 찾았다.회심의 오른손 주먹을 작렬케 한 것은 챔피언 벨트도,명예도 아닌 돈이었다. 휴스턴의 그의 교회사업에 1백50만달러가 필요했다.이기리라고 기대하지도 않았고 12라운드만 견디면 1백50만달러는 받게돼 있었다.최근 17개월동안 시합 한번 갖지도 않았다.「중년의 기적」을 탄생시킨 왼손-오른손의 콤비는 시합을 통 틀어 터진 유일한 한 방이었다.
휴스턴 빈민가에서 자란 그는 한때「큰 도둑」을 꿈꾸었다.그러나 천성이 모질지 못함을 깨닫고 복싱을 택했다.
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헤비급 금메달을 따고 프로 데뷔 4년만인 73년 챔피언 조 프레이저를 2회에 여섯번이나 다운시키고 왕좌에 올랐다.
그러나 이듬해 그는 무하마드 알리와「이변」(異變)에 가까운 무력한 경기를 펼친 끝에 8라운드에서 무너졌다.77년 지미 영에게 12회 판정패하고 탈의실로 들어선 그는 더위를 먹고 정신을 잃었다.잠시후 그는『할렐루야』를 외치며 깨어났 다.『하느님을 보았다.권투를 그만두고 목사가 되라는 계시를 받았다』고 밝혔다.45승2패42KO승의 전적이었다.
그는 목사가 됐다.휴스턴의 청소년센터사업에 돈이 필요해진 그는 10년후인 87년 링에 복귀했다.당시 체중은 3백15파운드.모두들 웃었다.
에반더 홀리필드와 토미 모리슨에게 두번 판정으로 졌지만 두번째 권투인생 역시 28승2패26KO승을 기록중이다.KO율 93%는 헤비급 사상 최고 기록이다.링 복귀후 6천3백만달러를 벌었다. 지금도 오른손 펀치만은 최강임을 자부하지만 그의 몸놀림은 갈수록 둔해지고 있다.기적은 이루었지만 앞으로 그「관리」가문제다.앞으로의 계획은『생각도 못해봤다』고 그는 실토한다.복역중인 무쇠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내년 5월 출감한다.이 둘간의「사상 최대의 회전」이 꿈틀거리고 있다.
야구의 놀런 라이언 투수,골프의 잭 니클로스등 중년의 스포츠영웅들은 드물지 않지만 권투만큼 격렬하고 스태미나를 요구하는 스포츠도 없다.
포먼의 기적은 스포츠를 넘어 시간과 세월을 극복한 인간승리로평가되고 있다.「중년증후군」에 짓눌려 위기를 자초(自招)하고 있는 지상의 모든 중년들에게 신선한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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