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동행취재 ⑥·끝 이인제의 24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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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일 전북도청에서 지역 발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맨 왼쪽은 이협 전 의원. [전주=연합뉴스]

전북 전주의 한 지인 집에서 민박을 한 이인제 민주당 후보는 2일 오전 7시30분 자신의 사진과 기호가 전면에 붙은 버스에 올랐다. 버스에는 '다시 뛰자 대한민국, 부지런한 이인제'라는 구호도 그려져 있다.

이 후보는 완주군 모악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해 "세상을 바꿀 진정한 야당은 민주당과 이인제"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전북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익산역 광장→군산역 광장→부안 상설시장→정읍 시내→광주 고속터미널을 30분~1시간 간격으로 돌았다.

유세 시간에 맞추느라 아침 식사는 버스에서 햇반과 김, 김치로 했다. 참모들은 이 후보에게 원기 회복제와 성대 보호를 위한 살구씨 기름을 자주 건넸다.

이 후보는 동행 인터뷰에서 "1997년 대선은 제 지지도가 높은 가운데 치렀지만 이번에는 겉으론 차이가 있다. 하지만 선거에 임하는 제 자세는 똑같다"고 말했다. 극히 낮은 지지율 속에서도 이 후보는 의욕에 차 있었다. 그는 "저는 대통령이 돼 비전과 목표를 갖고 국가를 경영할 준비를 해 온 사람이다. 저에게 포기는 없다. 에베레스트 산을 오르려는 사람이 한두 번 실패했다고 그만둬선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BBK 수사는 특검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힐 것이고,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문제도 대통령이 되면 반드시 밝히겠다"고 했다. 다음은 인터뷰 요지.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희망이 있다고 보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이회창 무소속 후보에 대한 지지는 노무현 정권에 실망한 국민의 반동 심리다. 두 사람 지지가 60%가량이지만 나는 한나라당을 대안으로 여기는 사람이 40%를 넘지 않는다고 본다. 40% 이상은 침묵하고 있다. 핍박받은 진정한 야당인 민주당과 저를 대안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변화를 예상하는 이유는.

"이명박 후보는 대통령을 하겠다고 할 처지가 못 된다. BBK 의혹만 해도 범죄적 사업을 함께 착수한 것만으로도 경제 지도자라는 말을 할 수 없다. 청계천 복원도, 거기서 원유가 나왔나 금이 나왔나. 자녀 위장취업으로 세금 떼먹은 건 미국.유럽이면 사회에서 배제되는 범죄다. 이회창 후보도 차떼기 주범이 아니냐. 정동영 후보는 대선 후보가 된 이후엔 노무현 정권과 등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추종하는 태도를 보였다. 국민이 한나라당에 실망하고 있는 만큼 큰 변화가 일 것이다."

-정동영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남아 있나.

"더 이상 민주당을 범여권이니, 단일화니 해서 괴롭히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모독이고 학대다. 민주당은 정권 교체의 대안으로서 선택받아야 한다."

-내년 총선 전망은.

"대선 결과가 결정돼 있는 게 아니니 예상할 수 없다. 다만 지방정치를 한나라당이 일당 독재하다시피 하는데 대권까지 넘어가고 총선도 호남 외 지역에서 싹쓸이하면 중앙정치도 한나라당 독재로 간다. 그럴 경우 노무현 정권은 개혁 세력만 망하게 하는 게 아니라 민주주의까지 파괴하는 셈이다. 어떻게든 민주당과 중도개혁 세력이 살아나야 한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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