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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화당 '다크호스' 허커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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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 경쟁에서 마이크 허커비(52.사진) 전 아칸소 주지사가 강력한 다크 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 1월 3일 코커스(당원대회) 형식으로 경선이 처음 실시되는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서 선두로 올라선 것이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라스무센 조사에서 그는 28%의 지지율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25%)를 제쳤다. 지난주 발표된 워싱턴 포스트와 ABC방송 공동조사에서는 롬니(28%)에게 조금 뒤지는 24%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갑부인 롬니는 아이오아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 2월 이후 TV광고를 하는 데 쓴 돈만 해도 350만 달러나 된다. 반면 허커비는 지난주 이곳에서 처음으로 TV광고를 내보냈다. 월스트리트 저널이 29일 "허커비의 부상은 경이적"이라고 보도한 건 그런 이유에서다. 라스무센은 "롬니는 더 이상 아이오와의 선두주자가 아니다"며 "대선 경쟁에 놀랄 만한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커비의 지지율은 전국적으로도 상승하고 있다. 미 전역을 상대로 한 라스무센의 27일 조사에서 그는 줄리아니(23%)와 프레드 톰슨 전 상원의원(15%)에 이어 3위(13%)에 올랐다.

그가 급부상하는 건 공화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기독교 우파와 관련이 있다. 기독교 우파는 두 번 이혼하고, 낙태와 동성애를 찬성한 줄리아니와 모르몬교를 믿는 롬니를 좋아하지 않는다. 반면 허커비는 침례교 목사 출신이며, 낙태와 동성애.총기규제를 강력히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다. 그런 그를 기독교 우파가 본격적으로 밀기 시작했다. 복음주의자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했던 고 제리 팔웰 목사의 아들 제리 주니어 팔웰은 27일 허커비 지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허커비가 판세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을 정도로 돌풍을 일으킬 것인지는 미지수다. 조직과 돈이 열세이고 인지도가 낮은 데다 외교 경험도 없기 때문이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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