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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佛해협 횡단 유러스타 운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영불(英佛)해협의 바다 밑을 달릴 고속열차 유러스타(Eurostar)가 14일부터 정식운행을 시작한다.
지금까지 도버해협을 건너기 위해서는 선박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으나 해저터널의 개통에 이어 유러스타 운행이 개시됨에 따라 열차를 탄 채 바다밑 터널로 해협을 건널 수 있게 된 것.
이에 따라 파리와 런던,런던과 브뤼셀을 오가는 여행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은 종래의 ▲항공기▲열차-페리연결편(열차-페리-열차)▲버스-페리연결편(버스-페리-버스)등 세 종류였으나 유러스타가 추가됨으로써 선택의 폭이 넓어지 게 됐다.
지금까지 신속함에서는 여객기가,요금면에서는 열차.버스의 페리연결편이 단연 유리해 시간에 쫓기는 비즈니스맨이나 여유층은 주로 비행기를 탔고 낭만을 즐기는 관광객이나 실속파는 페리연결편을 주로 이용해왔다.
그러나 유러스타의 등장으로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행기로 파리에서 런던을 갈 경우 실제 비행시간은 1시간에불과하나 시내와 공항을 오가는데 걸리는 시간(전철기준)과 탑승수속에 필요한 시간까지 따지면 평균 2시간50분이 소요된다.총3시간이 걸리는 유러스타와 사실상 차이가 없어지는 셈.런던~브뤼셀구간 역시 비행시간은 1시간이나 총소요시간은 3시간 남짓이돼 3시간15분의 유러스타와 시간면에서 다를게 없다.
더구나 시내~공항 교통편으로 전철이 아닌 자동차를 탈 경우 길이라도 막히면 비행기를 타는 쪽이 유러스타보다 시간면에서 훨씬 불리할 수도 있다.
유러스타는 출발과 도착이 모두 각 도시의 시내 중심지에서 이뤄지는데다 번거롭게 차를 갈아타는 불편도 없고 좌석도 비행기보다 훨씬 넓고 안락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러스타는 요금이 비싼 것이 흠.유러스타의 런던~파리,런던~브뤼셀간 가장 싼 왕복표(2주전 예약조건.2등석 기준)는 95파운드(한화 약 12만3천원)인데 반해 최저항공료(토요일 밤을 목적지에서 보내는 조건)는 런던~파리가 90파운드(11만7천원),런던~브뤼셀이 96파운드(12만4천원)로 항공요금이 오히려 싸다.
유러스타측은 5년내에 이 두 구간을 오가는 여행객의 30~35%,즉 매년 2천3백여명을 흡수할 것으로 장담하고 있으나 아직은 미지수다.
[브뤼셀=南禎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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