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세스로 낙동강 김양식장 황폐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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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예년 같으면 햇김이 나올 철인 요즘 부산시강서구명지동과 녹산동등 낙동강하류 김양식장엔 어민들의 한숨이 가득차 있다.
10월초 불어닥친 제29호 태풍 세스에 김양식시설 대부분이 유실되면서 양식장이 황폐화된 것.어민들은 다시 김농사를 지으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김씨앗인 포자망이 엄청나게 비싼데다 물량마저 태부족,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태풍 세스로 낙동김 생산어민들이 입은 손실은 대략 60여억원. 내년봄까지 4백30여㏊의 양식장에서 7~8회에 걸쳐 김을 채취,1백여억원의 소득을 기대했던 부산수협 어촌계 어민 4백80여명과 창원수협 어민 1백20여명등 6백여명이 평균 1천만원씩의 손해를 본 셈이다.
김포자를 그물에 붙이는(채묘)작업이 거의 마무리된 시기에 강풍과 높은파도가 몰아쳐 채묘장의 포자망을 비롯,부자(浮磁)와 로프,부상대(활티)등 양식시설이 먼마다로 떠내려가거나 가라앉아못쓰게 되면서 피해가 컸다는 것.
이 때문에 명지동과 녹산동 일대에 산재한 수백곳의 김가공 공장들도 일감이 없어 지난봄 이후 가동중단상태가 계속되고 있으며예년의 경우 10월중순 이후 매일아침 물김위판으로 시끌벅적하던진해용원의 수협공판장도 상장물량이 나오지 않아 활기가 없기는 마찬가지.
해조류 양식어민들의 피해가 이처럼 엄청나자 부산수협은 최근 수산청으로부터 20억원의 재해복구 기금을 지원받아 어민들에게 배정,김양식어민들이 채묘망과 자재구입에 나서고 있으나 예년의 경우 1장(1.6m×18m)에 2만~2만5천원하던 채 묘망이 6만~7만원으로 껑충뛰었는데도 그나마 국내 양식장마다 거의 여유분이 없어 물량확보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또 일본에서 냉동망 수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지시세가 국내가격과 비슷하고 수입가능한 물량마저 소량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다 현재 낙동강하류 양식장에서 자라고 있는 김도 예년의 10%에 불과,올해 김값 파동마저 우려되고 있다.
[ 釜山〓姜眞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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