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프로축구 유공 신임 사령탑 니폼니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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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프로축구 유공의 신임사령탑으로 최근 부임한 니폼니쉬감독(51.러시아.사진)은 요즘 바쁘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점검하랴,타구단의 성격을 파악하랴,한국축구의 흐름을 읽으랴…눈코뜰새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90년 이탈리아월드컵에서 카메룬 돌풍을 일으키며 8강고지에 오른 「명장」의 관록 때문일까.그 특유의 느긋함과 조용함은 마치 태풍전야의 고요함을 연상케 한다.
26년동안 지도자 생활을 통해 우리에게도 꽤나 익숙해진 니폼니쉬 감독을 만나 한국에서의 축구설계도를 들어본다.
-유공과의 계약조건은.
▲계약금없이 월봉 6천5백달러(약 5백20만원)다.액수에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과거 한국축구와의 인연은.
▲이탈리아월드컵에서 한국의 빠른 공격을 지켜본바 있지만 직접인연을 맺은 적은 없다.당시 발전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고 생각했다. -한국축구의 장.단점을 분석한다면.
▲무엇보다 투지가 뛰어나고 강렬하며 노력하는 자세가 돋보인다.그러나 「절반의 완성」이랄까.팀마다 특색이 없고 거의 비슷한플레이를 펼치는 점이 눈에 거슬렸다.또 지나칠 정도로 몸싸움을많이 해 체력소모는 물론 개인기와 콤비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유공을 우승고지로 이끌 복안이라도.
▲상당히 전력이 안정된 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우승시간은 예상보다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본다.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체력등을 충분히 고려한뒤 선수에 맞는 전술을 구사할 계획이다.나의 명성이 우승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가 우 승하고 감독은 돕는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따라서 선수와의 조화를 염두에 두고 유공만이 갖는 팀컬러를 만들어 나가겠다.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이룬 카메룬 8강비결은.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했고 감독과 선수간의 조화가 잘 이루어졌기 때문이다.또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전술을 바꾼 점이 주효했던 것 같다.
-니폼니쉬만의 컬러가 있다면.
▲기본적으로는 GK를 제외한 나머지 10명이 전원 공격하고 전원 수비하는 토털사커다.토털사커는 골을 많이 넣으면서도 적게먹는 것이다.역동적이고 리듬이 있는 축구를 선보이겠다.
-벌써부터 국내에 상당히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데.
▲한밤과 새벽에 한국팬들의 전화가 쏟아져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어리둥절하기도 했는데 이젠 익숙해졌다.우선 이 자리를 빌려 팬들에게 고마움의 인사를 드린다.「팀이 어떤 결과를 내느냐는 감독의 자질」이라는 생각으로 성원에 보답하겠다.
〈金基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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