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선봉 연결 南北통신망 추진-한국통신,통일원에 계획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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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남북한이 손을 맞잡고 북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불씨를 만들어낼 북한의 나진.선봉경제특구에 통신 인프라가 먼저 구축될 전망이다.우리 기업들이 공장을 세우기 전에 여기에 한국통신이 먼저 전화망을 깔아 기업의 생산활동을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한국통신은 나진.선봉과 서울을 잇는「남북통신망 구축계획」을 확정하고 최근 통일원에 사업계획서를 냈다.정부의 대북(對北)경협일정이 확정되는대로 북한측과 협의에 들어갈 남북통신망 구축계획은 북측의 수용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한국통신은 시설에 걸리는 기간이 짧고 비용이 싸게 먹히는 이동전화시스템을 설치키로 했다.3개의 기지국,1천2백회선 용량의무선 이동전화망을 구축,이 지역 진출 국내기업들의 통신수요를 충족토록 한다는 것.이동전화 교환설비로는 국산아 날로그시스템을쓴다.남북통신망 관련 실무를 맡고 있는 한국통신 관계자는『나진.선봉지역과 서울을 잇는 통신망은 국가대(對)국가의 국제통신원칙이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보고『나진.선봉과 서울간 직접통화가제도적으로 어려워 평양과 중국을 관문국으로 중계하는 방식을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 경우 남북한간 통신경로는 중국계「아시아샛」을 이용,나진.선봉~평양관문국~아시아샛~중국관문국~한국통신관문국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국통신은 이같은 계획으로 경협일정에 따라 통일원의 승인이 나면 북한측과 본격적인 접촉에 나설 계획이다.전문가들은 북한이유엔개발계획(UNDP)과 연계된 나진.선봉 경제특구계획에 우리업계를 포함,외국업체들의 참여에 적극적인 자세 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한국통신의 계획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있다. 현재 프랑스의 알카텔등 주로 유럽업체들이 북한의 통신망현대화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통일을 대비하는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우리측 대응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한국통신은 지난 9월 통일후 10년간 북한통신망 현대화에 16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데 이어 이번에 남북경협에 대비,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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