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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힌 혈관 뚫는 ‘특수 스텐트’ 국산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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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심장 관상동맥 스텐트는 고부가가치 의료용품이자 환자 치료 효과도 뛰어난데 전량 수입에 의존합니다. 이제 우리 손으로 개발한 스텐트로 환자들을 살릴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달 들어 새로운 관상동맥용 스텐트 개발 특허를 등록한 전남대 의대 정명호(49·사진) 교수는 스텐트 국산화를 강조했다. 그가 이달 중순 특허를 받은 스텐트는 탄소스텐트다. 그 스텐트 표면에는 혈소판응집억제제가 코팅돼 있어 혈관이 다시 막히는 등의 부작용을 크게 줄인 것이다. 9월 특허를 받은 치옥트산 부착 관상동맥용 스텐트의 경우도 스텐트 금속 표면에 항산화제인 치옥트산을 코팅해 약물이 혈관 내에서 서서히 방출되도록 한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특수 스텐트는 개당 200만~300만원씩 하지만 전량 수입에 의존해 왔다.

그가 주도한 팀이 지금까지 개발한 스텐트는 8종에 이른다. 스텐트는 금속망으로 막힌 혈관에 집어 넣어 막힌 혈관을 뚫어주는 파이프 역할을 한다.

“외국산은 스텐트 표면에 약물을 코팅하기 위해 합성수지를 사용하는 데 염증이 생기고 재발률이 20~30%대에 달합니다. 우리 연구실이 개발한 스텐트는 합성수지를 사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발률이 10%로 낮습니다.”

그가 개발한 치옥트산 코팅 스텐트는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을 같이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치옥트산이 당뇨병 환자의 혈관 치료제로 지금도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희망은 전남 장성나노산업단지에 국립심혈관센터와 스텐트 공장을 짓는 것이다. 스텐트 수입으로 연간 수백억원을 외국에 주지 않고, 심혈관 질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장성군에서 16만5000㎡의 땅을 국립심혈관센터용 부지로 내놓았다고 그는 말했다.

“암은 치료 후 완치율이 낮지만 심혈관 질환은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효과도 아주 높고 사회적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노인이 많은 농촌지역에 국립심혈관센터를 하루 빨리 세워야 합니다.”

정 교수는 국내외 학회지에 560여 편의 논문과 저서 34권 등을 펴내는 등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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