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한미군감축 작업착수-北核타결따라 2단계계획 다시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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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美國)은 북한과의 핵문제가 타결됨에 따라 동결되었던 주한(駐韓)美지상군의 단계적 감축계획을 실행할 실무작업을 시작한것으로 알려졌다.
군사문제에 정통한 서울의 한 외교 소식통은 31일 『클린턴 행정부는 제네바 北-美핵협상이후 그동안 동결시켜온 주한미군 철군(撤軍)계획을 재추진키로 하고 주한 美8군 사령부가 실무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당초 주한미군의 단계적 감축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부시 美행정부의 계획(넌-워너 수정법안)에 따라 90년초부터 3단계 주한미군 감축계획을 수립,한국과 합의후 1단계로 92년 7천명을 철수시켰으나 핵문제로 6천5백명을 철수시 키려던 2단계 철수계획을 동결시켜왔다.
〈관계기사 3面〉 이 소식통은 『클린턴 행정부는 중장기적으로2사단 철수후 오산의 공군및 통신,그리고 연합사 병력등 2만2천명 가량의 주한미군만을 남겨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군이 현재 1만5천명 규모의 주한美 2사단을 96년까지 철수,해체할 것을 깊이 검토하고 있다며 『종전의 철수 계획은 2사단의 美본토 귀환이 목표였으나 이번 계획은 완전해체를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2단계에서 당초 6천5백명을 철수시킬 계획이었으나 이를 여단규모인 8천~9천명으로 늘릴 계획이며 장기적으로 2사단을 구성하는▲2개 보병여단▲1개 포병여단▲1개 항공여단 가운데장기적으로 보병은 모두 철수하고 17항공여단과 19지원단만을 남겨두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美2사단은 서부전선에 전진 배치된 주한미군의 유일한 주력 보병사단으로 한국군 3개 사단에 필적하는 화력(火力)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한의 대남(對南)도발시 인계철선(引繼鐵線) 역할을 담당해 왔다.美2사단이 철수되면 현재 주한 美지상군 주둔을 전제로 짜인 한국군의방위전략에 상당한 수정이 불가피해 한국군도 이에 대비한 전략을마련해왔다.
로버트 갈루치 美핵대사가 1일 북한이 전체 군병력 1백10만명중 60%이상을 휴전선 1백㎞ 이내에 전진 배치시켜놓고 있다며 北-美수교를 위해 이의 철수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美지상군의 철수를 염두에 둔 미국의 장기적인 전략에 따 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미국은 북한 핵문제가 제기되자 91년 11월 서울에서열린 제23차 韓美연례안보협의회(SCM)이래 1단계 철수계획은실행하되 「북한의 핵개발로 인한 불확실성이 철저히 해소될 때까지 2단계 주한미군 철수를 동결한다」고 합의하 고 그동안 누차이를 밝혀왔다.
국방부는 미군의 2단계 철수계획을 아직 통보받지 못했으며 남북간 군사적 신뢰가 이루어진 후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崔源起.鄭善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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