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에서>스트레스 풀어주는 해프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1면

지난 세월동안 필드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었을 온갖 해프닝이 얼마나 많이 발생했을까를 생각해보면 저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5시간 정도의 라운딩은 신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도 가져다준다.정신적 스트레스는 특히 필드에서 자연히 발생하는 골프유머에 의해 해소되는 경우가 많다.그래서인지 필드 경험이 많은싱글일수록 골프와 관련된 재담이 풍부해 항상 필 드에서 여유를갖게 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종종 초보자들에 의한 해프닝 또한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강도가 큰 경우도 있다.물론 초보자로서의 규칙미숙과 어눌한 매너에서 기인된 것이어서 대부분이 애교로 넘길 수 있는 것들이다. 며칠전「숙녀의 날」에 평소 친분이 있던 분들과 라운딩을 했다.그중 한 분은 소위「머리를 얹는 날」이었다.우리 일행은 13홀까지 아무 문제없이 경기를 진행했다.
그런데 14번홀에서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했다.실내연습장에서 5개월 동안 연습을 하고 나온 이 초보자가 다리가 아파서도저히 못돌겠다는 것이었다.
거기까지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해를 했다.그러나그것도 잠시『머리를 얹는 날인데 왜 아직 머리에 아무것도 씌워주지 않느냐』는 항의(?)에 순간적으로 어안이 벙벙했으나 포복절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리얹는 것을「대관식」으로 잘못 이해했던 한 초보자의 사소한행동에서 우리는 모처럼만에 마음껏 웃을 수 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