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부산 동구 범일동 GS홈쇼핑 부산 고객선터에서 직원들이 전화상담을 하고있다. [사진=송봉근 기자]
전화나 인터넷으로 서비스 창구 역할을 하는 콜센터(컨택센터)가 지방 대도시의 젊은 여성인력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수도권에 비해 싼 임대료와 인건비 덕에 비용은 70%밖에 들지 않으면서 생산성은 비슷한 지방도시에 진출하는 수도권 업체들 때문이다. 지방 자치단체들은 청년실업 해소의 확실한 대책으로 보고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적극 유치하고 있다. 또 콜센터를 구축하는 지자체도 늘고 있다. 대학들도 콜센터 관련 학과를 개설하는 등 인력 양성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성인력 고용 큰 효과=지난 5월 부산에 진출한 대한생명은 6개월만에 통화품질은 수도권센터의 97%,생산성은 90%를 달성해 ‘부산진출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수도권센터는 직원 이직률이 월 평균 5%인데 반해 부산은 1.1%에 그쳐 고용이 매우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했다. 대한생명 부산콜센터 상담사(105명) 모집엔 672명(6.4대 1)이 몰렸으며, 합격자 모두 2년제 이상 학력이었다. 합격자 중 6개월이 지난 현재 그만둔 상담사는 단 1명 뿐이다.
부산에서는 2005년 이후 28개 업체 5229석의 센터가 신설됐다. 덕분에 이 만큼의 일자리가 생겼고 연간 2224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2004년 9.9%까지 상승했던 청년(15~29세) 실업률이 2005년 8.8%, 2006년 8.2%로 하락한 것도 콜센터의 고용 덕분으로 부산시는 분석했다. 51개 콜센터에 89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대전시의 청년 실업률도 2004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대전엔 국민은행(1500명)을 비롯해 KT 같은 대기업이 속속 이전했다. 대전은 수도권에서 가깝고 말씨도 표준어에 가까워 기업들이 선호하고 있다. 대구시는 2004년 대성글로벌네트워크의 서울 본사를 유치, 남산동과 신천동 콜센터 전용건물에 입주시키는 등 2004년 하반기부터 24개 업체 5110석을 유치했다. 광주시는 2003년부터 삼성전자(350석), 하로로텔레콤(460석) 등 12곳을 유치, 3700여명의 20대 여성 고용을 이끌어 냈다.
부일정보링크 최수기 대표는 “콜센터의 2년제 대학 이상 학력이 수도권은 59%인데 반해 부산은 93%, 대전은 85%일 정도로 지방도시에 고급 여성 인력이 풍부하다”며 “서비스 특성상 콜센터가 수도권에 밀집해 있을 이유가 없는 만큼 지방 진출은 가속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천시, 강원도, 대전시, 부산시, 서울시 등 지자체와 노동부, 정통부, 국세청 등이 콜센터를 운영하는 등 콜센터를 구축하는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잇따르고 있다.
◆대학 관련학과 개설=부산경상대학(60명)과 부산여자대학(40명)은 내년 2월 콜센터 관련 학과의 첫 졸업생을 배출한다. 이들 대학은 콜센터 15곳과 산학협력을 맺어 졸업생 대부분 취업이 확정됐다. 부산의 3개 대학이 학과 설립을 추진 중이다. 대구 영진대학이 2005년 비즈니스계열에 컨택전공을 개설한데 이어 대경대학이 지난 6월 마케팅컨택과를 설립했다. 광주여대는 2005년 전국 처음으로 4년제 학과를 개설했으며 광주송원대학도 관련 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대전에서는 혜천대학과 대덕대학이 관련 학과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부산여자대학 조보상(콜마케팅학과)교수는 “젊은 여성에게 콜센터 상담사 만큼 인기있는 직종은 없을 것”이라며 “콜센터 관련 학과를 개설하려는 학교도 당분간 계속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권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