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6년의 연구 끝에 누르는 힘의 강도까지도 세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촉각센서를 개발했다. 그러나 로봇시장이 커지지 않아 팔 곳이 없었다. 결국 1년 더 연구한 끝에 휴대전화와 같은 모바일 기기의 터치스크린용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 박사는 28일 이 모바일용 촉각센서를 발표했다. “아이폰이나 프라다폰에 들어가는 터치스크린보다 화면이 훨씬 선명하고 내구성도 뛰어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각종 모바일 기기에 장착된 터치스크린은 ‘정전용량방식’으로 불리는 기술이다. 스크린 표면에 전류를 흐르게 하고 그 둘레에 센서를 설치해 펜이나 손가락이 닿으면 사라지는 전하를 감지하는 방식이다. 투명한 전극을 스크린 위에 설치하기 때문에 선명도가 원 화면의 90%로 떨어진다. 또 순간적인 접촉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비해 촉각센서 터치스크린은 누르는 힘 자체를 감지하기 때문에 원래의 화질을 유지할 수 있다. 아무리 오래 써도 스크린의 표면이 상하지 않는다.
특히 아주 미세하게 누르는 힘도 감지할 정도로 섬세하고 반응 속도가 빠르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게다가 손가락 두세 개를 화면에 갖다 대면 이들 모두를 인지해 반응하는 것도 장점이다. 김 박사는 “이런 성질을 이용해 사진의 양쪽에 손가락 두 개를 대고 벌리거나 좁히면서 사진을 크거나 작게 만드는 등으로 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재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