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통일로 가는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2주전 한국 천주교 북한선교회가 서부전선 도라산 통일전망대에서 주최한 평화통일기원 미사에 참가했다.통일전망대는 평양(平壤)으로 달리고 싶은 민족의 염원을 담아 새로 단장한 자유로를 지나 분단의 아픔을 안고 말 없이 흐르는 임진강 자유의 다리를건넌 곳에 있다.
북쪽의 송악산과 옆으로 이어진 진봉산.덕물산 너머로 개성시(開城市)가 보이고 비무장지대 북방의 기정동 벌판과 선전촌,지금은 물이 흐르지 않는 사천강의 수목들이 자유의 마을 대성동과 함께 눈앞에 펼쳐졌다.비무장지대 남북방의 한계를 동서로 긋고있는 철책선이 분단의 현실을 실감케 했다.
미사 전례에서 주교님은 용서와 사랑을 통해 통일을 기원하자고강론했다.통일기원 미사는 하느님께 반세기 동안이나 분단의 슬픔을 안고 이념의 장벽으로 무장한 채 서로를 외면하고 있는 한민족(韓民族)의 깊은 상처를 치유하시어 민족의 화 해와 일치를 이루고 모두 한 형제가 되는 기쁨을 허락해 달라는 신자들의 간절한 기도와 성찬 예절등으로 진행되었다.
참가자 모두 그동안 우리는 평화통일의 터전을 만드는데 얼마나노력했으며,통일을 맞아 갈라진 형제들과 만나는 날 부끄러움은 없으며 북한 동포들을 맞이할 준비는 제대로 갖추었는지에 대해 깊은 참회의 시간을 가졌다.
나는 대립과 반목을 거듭하고 있는 분단의 현장을 보면서 우리의 힘만으로는 이루기 힘든 통일을 위해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를간구하는 기도를 드렸다.
1백55마일 휴전선보다 더 길게 둘러쳐진 남북한(南北韓)사람들의 마음의 철조망을 하루 빨리 헐어내야 한다.
통일은 남북한 당사자들이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민족적인 염원을모을 때 가능해진다.남북한이 반성과 양보,희생을 통해 통일고지에 접근해 나가는 것을 기대해 본다.
우리는 남북통일을 대비해 집을 늘리고 옷과 식량을 비축하는등새 식구를 맞을 준비를 해야한다.남북통일은 열강의 강요나 지원없이 우리의 힘으로 이룩해야 통일 국가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다. 〈한양유통사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