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합덕農工高 사이클링 감격의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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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학생수 3백명,선수 5명,교장과 체육교사가 감독과 코치를 대신하는 충남당진군의 합덕농공고가 사이클에서 맹위를 떨쳐 화제가되고 있다.
합덕농공고는 28일 고등부 70㎞ 도로 경기에서 충남대표로 출전,전국 강호들을 모두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합덕농공고는 92년에도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으며 지난해에도 2위에 오르는등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다.
63년에 창단된 사이클팀은 지금까지 베이징(北京)아시안 게임금메달리스트 박민수(朴敏洙)와 히로시마아시안 게임에서 일본의 텃세로 아깝게 금메달을 놓친 홍석한(洪錫漢)등 국가대표만 20명 가까이 배출한 명문.
그러나 최근에는 학생수가 줄어들고 학교살림도 어려워지면서 사이클팀 재정지원이 거의 끊기다시피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금년초에는 홍석한을 비롯한 5명의 선수들이 무더기로 졸업하면서 선수 부족까지 겹쳐 팀 해체의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선수.학부모.선생님들이 똘똘 뭉쳐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유일한 3학년인 이태호(李泰昊)는 2학년인 김영성(金榮成)과함께 1학년생 3명을 이끌고 훈련을 해왔다.부모들도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자녀들의 부식을 대는등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전담코치를 둘 처지가 못돼 교장과 체육교사가 감독과 코치를 맡은 것은 이미 92년부터.
스포츠에 문외한이었던 이유영(李裕永.64)교장은 자금조달과 취직을 전담하고 정경룡(鄭慶龍.34)교사는 사이클 교과서를 읽어가며 선수들을 지도해왔다.
방학때면 박민수등 선배들이 모교로 내려와 후배들을 지도했으나지난해에는 졸업생 한명이 후배들을 지도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숨지는 슬픔을 겪기도 했다.
[대전=王熙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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