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한국의 돈-헌돈 어디로 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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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돈은 생명을 가지고 쓰일 때는 매우 귀하지만 일단 용도가 끝나면 최근까지도 쓰레기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환경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커지면서 이제는훌륭한 재활용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지폐의 경우 찢어지거나 심하게 낙서가 돼 못쓰게될 정도가 되면 일단 한국은행 본.지점에서 국수발처럼 잘게 잘리거나 아예 분쇄되는 폐기처리과정을 거친다.
매년 폐기처분되는 돈은 액면으로 따지면 약3조원에 달하는데,잘 썩지않는 면(綿)과 잉크등을 원료로 만들어져 이를 물량으로따지면 근 1천t에 달한다.1.5t 트럭으로 약6백67대에 이르는 엄청난 물량이다.
지난 2월까지는 분쇄된 폐기물이 처리되는 과정이 서울과 지방따라 달랐다.연평균 1백60t 정도가 나오는 서울에서는 폐기물을 목동 열병합발전소에서 태워 버렸다.
다른 지역에서 나오는 폐기물중 연2백t 정도는 방음.단열재를만드는 회사인 대륭셀룰로오즈(주)가 가져가 압축해 원료로 썼으며,나머지는 일반쓰레기장에 매립됐다.
그러나 이 쓰레기가 썩지 않고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높아지면서 지금은 몽땅 재활용되고 있다.
대륭셀룰로오즈가 사용하는 양을 제외한 나머지는 한국카리화학(주) 군산공장에서 가구.자동차의 내장재로 쓰이는 파이버 보드의원료로 들어간다.
한국은행은 또 건축자재인 슬레이트의 원료나 썩지않아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 스티로폴의 대체재로 돈 폐기물을 활용하는 방안을강구중이다.
한은은 쓰레기를 치워주는 대가로 돈 폐기물을 해당 공장까지 공짜로 배달해 주고 있다.
동전은 한꺼번에 모아 방위산업체에 파는데,이들은 방산업체인 부천용해공장등에서 녹여져 동전 원료로 다시 쓰이거나 총알재료등으로 사용된다.
〈吳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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