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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예비엄마 ‘귀하신 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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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매일유업의 ‘예비엄마 교실’에 참여한 임산부들이 체조를 배우고 있다.

임신 9개월째인 이정은(26)씨는 지난달에 공짜로 임신부 요가를 8회 배웠다. 한 요가업체의 무료 체험 이벤트에 당첨돼 얻은 기회였다. 다음달엔 한 스튜디오에서 만삭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을 계획이다. 이것도 역시 공짜다. 산후조리원에 등록한 뒤 사진 촬영권과 배냇저고리·젖병·유아복 등을 선물로 받은 것이다.

 최근 임신부를 상대로 한 공짜 마케팅이 활발하다. 유아·아동용품 관련 업계가 곧 주 소비층이 될 예비 고객들을 미리 잡기 위해 나선 것이다. 떨어지기만 했던 출생률은 지난해 4월 이후 반등하기 시작해 18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유아·아동용품 업계가 모처럼 커지고 있는 시장을 잡기 위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매일유업·남양유업 측은 “예비엄마 교실이 열릴 때마다 협찬하겠다는 업체들이 10여 곳이 넘는다”고 밝혔다. 예비엄마 교실은 이들 분유업체가 20여 년 동안 연간 100회 정도 열고 있는 전통 있는 행사. 이에 태교CD·임산복 업체부터 동화책·아토피화장품 업체들이 이 행사를 통해 예비 소비자들에게 회사를 소개하기 위해 공짜 협찬품을 지원하는 것이다. 매일유업 탁철 마케팅 과장은 “지난 주말 서울 문래동에서 연 특강은 참석자가 10여 쌍이었는데, 협찬 경품은 30여 가지나 됐다”며 “경품을 제공하려는 업체들도 가려 뽑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토요일마다 공짜로 임산부 사진을 찍어준다. 양명성 과장은 “고객들이 7층 실내정원에서 사진을 찍고 5층 유아매장에 들르면서 자연히 유아용품 판매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이벤트도 많다. 회원 수가 37만 명이 넘는 유명 임신정보 카페 ‘지후맘의 맘스홀릭(cafe.naver.com/imsanbu.cafe)’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공짜 이벤트가 20여 개에 이른다. 임신 8개월째라는 박미라(31)씨는 “유명 카페만 잘 돌아다녀도 젖병은 따로 살 필요가 없다” 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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