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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긴급 구조시스템 시급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충주호 유람선 화재사고와 성수대교 붕괴사고에서 우리사회의 위기관리 능력부족을 통감하게 된다.당국의 비상사태 즉응(卽應)태세가 너무나 허술하고,특히 구조대의 출동이 늦고 구조장비가 허술한데 대해서는 모두 개탄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성수대교 붕괴때도 구조대의 출동은 사고난지 1시간이 넘더니 24일 충주호 유람선 화재때도 소방차와 구조대의 출동이 1시간을 넘었다.인명구조는 촌각(寸刻)을 다투는데 이처럼 전반적인 방재(防災)체제의 작동이 늦다면 피해만 커질 뿐이다 .정부는 이번 두 사고를 계기로 방재체제의 즉각출동을 보장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우선 긴급출동에 대비하고 있는 전담 팀이 지역별로 구성되어 있고,그 조직이 공군(空軍)의 3분 대기조처럼 항상 출동태세를갖추고 있느냐가 문제일 것이다.성수대교 붕괴때는 신고는 즉각 이루어 졌으나 출동준비와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려 출동이 늦어졌다. 긴급출동에 무슨 결재가 필요한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긴급출동의 정신이 살아 숨쉬는 조직이 필요하다.
119구급대를 갖춘 소방대의 출동은 그런대로 빠르나 경찰과 소방서의 지휘체계가 다르다는 것이 비상출동의 신속성을 방해한다.급할 때는 한 지휘체계로 통합되는 유연한 체제가 필요하다.뒤늦게 한강에 출동한 경찰.소방서.군이 통합 운영되 지 않고 제각기 구조활동에 나서는 바람에 구조활동의 효율성이 떨어진 사실도 반성할 일이다.결국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르게 출동하는 임무를 띤 별도 조직을 운영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911구조대는 온갖 위험에 처한 인명을 구조하는데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한다.또 이들의 헌신적인 용기는 인간애(人間愛)의 숭고한 사상을 미국민들에게 심어준다.우리도 이제는 위기에 처한 인명을 구조하는데 능숙한 사회시스템을 만 들어야 한다.그것이 사회를 믿고 나라를 사랑하게 만드는 훌륭한 교과서가 될 수도 있다.만전(萬全)의 대비책을 세운다는 막연한 말보다 이것이 더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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