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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관광>스위스 로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마라톤스타 황영조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때 신었던 운동화는 지금 어디 가있을까.깨끗이 빨아 그가 소중히 간직했을것이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그신발은 지금 올림픽의 수도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 박물관에서 매일 수천명의 관광객들을 맞고있다.93년 6월 풍광이 뛰어난 레만호반(우시지역)에 상아빛 흰대리석으로 우아하게 모습을 드러낸 올림픽 박물관에 가면 고대 올림픽에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이르기까지 살아 숨쉬는 올림픽의 역사를 꿰뚫을수 있다.
「유럽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인구 13만명의 아담한 도시 로잔은 그래서 스포츠 애호가들이라면 한번쯤 가보길 원하는 「스포츠 역사의 산 교육장」이다.
박물관 입구에는 여름.겨울 올림픽을 개최했던 국가들의 이름과오륜마크가 아로새겨진 매끈하고 늘씬한 8개의 원통형 대리석 기둥,연중 활활 타오르는 성화,운동으로 잘 발달된 남성의 가슴 청동상이 지키고 서 있어 박물관의 성격을 한눈에 가늠케 한다.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그리스정부가 선사한 백옥같은 대리석을이용해 지어진 이 건물(지상2층.지하3층,3천5백여평 규모)은올림픽 관련 조각품들이 산재해 있는 아름다운 정원과 산허리까지만년설을 뒤집어 쓴 알프스준봉들이 곁에 있어 이곳을 찾은 사람들은 으레 탄성을 발하게 마련.
말끔하게 현대식으로 단장된 이곳에는 올림픽이 부활된 1896년 아테네 올림픽의 금메달과 대회때마다 아테네에서 채화,각국 주자들이 개최지까지 봉송했던 성화봉들,올림픽 창시자인 쿠베르탱남작의 사무실과 집기,92년 알베르빌 겨울올림픽 때 1천m 빙상 쇼트트랙 챔피언인 김기훈의 헬멧 등도 고스란히 보관돼 있어스포츠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 올림픽조직위원회가 「올림픽 유산」들을 전세계에서 수집해비치한 이곳의 자랑거리로는 이탈리아 타퀴니아에서 발견된 기원전6세기의 성화봉송대,고대 그리스 제전경기를 주제로 만들어진 기원전 320년의 그리스 꽃병,1912년 러시아 의 황제 니콜라이2세가 기증한 금과 은 트로피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특히 미국의 육상스타 칼 루이스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운동복에서 운동기구.개최국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메달.기념주화.우표등은 저마다 개성과 아름다움을 겨뤄 개최국들이 산뜻한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얼마나 고심했는가를 느끼게 한다.
또 이곳에는 올림픽의 긴장되고 감격어린 하이라이트를 담은 25만장의 사진과 7천여시간을 방송할 수 있는 필름과 비디오,1만5천여권의 관련장서들이 총망라돼 있어 방문객들은 비디오화면을작동시켜 편안하게 앉아 역대 올림픽의 현장으로 날아갈 수가 있다. 로잔에는 또 이 박물관에서 10분거리인 샤토 드 비디지역에 중세 귀족들의 성채로 쓰였던 건물을 본부로 쓰고 있는 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가 있어 항상 전세계 체육인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게다가 세계 배구.레슬링.수영.승마.당구.야구연맹 등의 본부가 자리하고 있으며 요트계류장.수상스키경기장.승마교습장.자전거경주 트랙 등이 골고루 갖춰져 「올림픽 수도」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문화의 도시로 유명 또 명성이 높은 볼테르.루소.위고.
디킨슨.바이런 등의 문인이 한때 예술혼을 불태운 이곳에는 고고.역사.현대미술.장식미술.사진 등의 전문 박물관도 15개나 밀집,문화의 도시로도 사랑받고 있다.
[로잔=高惠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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