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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엄마들에게 좋은 일 하고파"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7호 09면

이경애씨가 카페 회원의 집을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인천시 검암동에 사는 이경애(36)씨는 네이버의 ‘우리아이 행복한 책읽기’ 카페를 운영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전집과 단행본을 소개하고 독서 후기도 올린다. 요즘은 홈스쿨링, 아기 건강에 대한 책을 주로 소개한다. 『엄마 마중』 『호기심 아이』 『마술피리 어린이』 『차일드 애플』 등이 회원들 사이에서 인기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소개하는 주부 이경애씨

카페를 만든 건 2년 전 11월이었다. 아이에게 읽어줄 만한 책을 찾기 위해 수시로 컴퓨터를 두드렸으나 마땅한 책을 찾기가 어려웠다. ‘나 같은 엄마들이 많을 거야. 그들을 위해서 좋은 일을 해보자.’

이씨는 자신이 구입한 책의 표지 사진과 딸 박나해(5), 아들 강해(4)가 읽은 책을 소개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싶지만 책을 찾기 힘든 엄마들이 입소문을 통해 카페를 찾기 시작했다. 이번 달에 회원이 10만 명을 돌파했고, 누적 게시물이 11만 건이나 될 정도로 인기 카페가 되었다. 현재는 4명의 부운영자와 함께 카페를 운영한다.
카페에는 회원들의 질문이 이어진다.

“16개월 된 우리 아이는 아빠랑 이모가 한두 권 사온 단행본이 꽤 많아요. 요즘은 『곰 잡으러 갑시다』랑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를 즐겨 읽어요.”(카페회원 초생달), “우리 아이는 20개월인데 책 읽는 수준이 높네요, 부러워요.”(카페회원 이루맘)

카페의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1만5000명이다. 회원 수 10만 명의 중형 카페지만 방문자 수가 대형 카페 못지않은 이유는 회원 등급에 상관없이 카페의 모든 메뉴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페 초기 시절 한 번 서평 이벤트를 했다. 회원들에게 공짜로 책을 줄 수 있으니까 좋다고 생각했는데 50권의 책을 출판사에서 무료로 받고 나니 홍보 요청이 계속 들어와 난처했다고 한다. 이씨는 “책을 원하는 만큼 무료로 지원할 테니 자사 출판물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었다”면서 “상업성을 배제하기로 원칙을 세워 일체 거부해요”라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카페 회원 4명과 함께 책 품앗이를 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아이들과 함께 서로의 집을 방문해 책도 읽고 과자도 만들어 먹으면서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이웃끼리 도와주는 품앗이를 책읽기와 놀이에 적용한 ‘퓨전 오프라인 모임’이다.

카페 회원 박선영(34·인천시 가좌동)씨는 “아이들이 서로 플랩북(넘기면 그림이 나오는 책)을 넘기려고 우르르 몰리는 것을 보면 정말 귀여워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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