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붕괴사고 경찰 늑장출동 구조 늦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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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도대체 구조반은 어디서 뭘하고 있는 겁니까.』 어처구니없는사고였지만 그 사고에 대처하는 당국의 대응능력은 더욱더 분통을터뜨리게 하는 것이었다.
국민들은 방송을 통해 사고현장을 생생히 지켜보며 당국의 구조작업을 그대로 확인할수 있었고,이날 오전 언론사에는 분노한 시민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사고는 이미 예고돼 있었다.사고시간 10분전쯤인 오전7시30분쯤 택시운전사 1명이 다리 북쪽 초소를 찾아와『다리가 심하게흔들린다』고 말했고 초소장등이 현장에 갔다가『우리로선 알수없다』며 되돌아오던중 다리는 무너졌다.다리가 무너져 수많은 차들이강물로 곤두박질쳤지만 구조작업은「굼벵이」였다.
사고현장을 목격하고 교통순경에게 신고했던 한 시민은『경찰이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우왕좌왕이었고 112신고를 했지만장난전화라고 생각했는지 퉁명스럽게 대답하더라』고 말했다.
다리붕괴를 목격한 시민들은 카폰등으로 청와대민원실.경찰.소방서등에 일제히 전화를 걸었지만 시민들이 발을 동동구르고 있는 가운데 제일 먼저 달려와야할 경찰헬기는 40분이 지나도록 감감무소식이었다.
대형 인양차량도 40여분만에 왔지만 다리가 무너질까봐 현장에는 가지도 못했다.사고초기에 동원된 구조선박들은 대부분 소형보트여서 부상자와 사망자들을 제대로 운반할수 없었다.
사고에도 무대책,구조에도 무대책인 당국의「무능력」이 그대로 입증된 것이다.현재 40㎞인 한강을 경비하는 경찰은 불과 25명.비상전화 한대 제대로 없는게 우리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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