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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바루기] 마술/요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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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정책 대결은 안중에도 없고 상대 당 후보를 흠집 내기 위한 분탕질뿐이다. 이렇듯 짜증 나는 현실에서도 국민의 마음을 달래 주는 이들이 있다. 피겨스케이팅 시니어그랑프리에서 환상의 연기로 ‘요술을 부리듯’ 역전 우승을 일궈낸 김연아와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연일 금메달 낭보를 보내 주었던 박태환이 바로 그들이다.

김연아의 극적인 역전 우승처럼 믿기 어려운 일을 이뤄 낼 때 ‘요술을 부리다’라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요술’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비슷한 말인 ‘마술’과는 어떻게 다를까.

일반 사람은 ‘마술’을 부릴 수는 있어도 ‘요술’을 부리지는 못한다. 마술은 과학적이어서 누구나 배울 수 있다. 반면 요술은 초자연적인 능력이 필요하다. 만화영화에 나오는 ‘요술 공주 세리’나 ‘요술 공주 밍키’ 등이 요술을 부릴 수 있다.

국어사전에 ‘마술(魔術)’은 ‘재빠른 손놀림이나 여러 가지 장치, 속임수 따위를 써서 불가사의한 일을 하여 보이는 술법. 또는 그런 구경거리’를 뜻한다고 돼 있다. ‘마술에 걸리다’ ‘마술을 부리다’ ‘마술이 풀리다”처럼 쓴다. 반면 ‘요술(妖術)’은 ‘초자연적 능력으로 괴이한 일을 행함. 또는 그런 술법’을 일컫는다. ‘요술 거울’ ‘요술 방망이’ ‘요술을 부리다’와 같이 사용된다.

‘요술’ ‘마술’과 비슷한 단어로 ‘마법(魔法)’이 있는데, 이는 ‘마력으로 불가사의한 일을 행하는 술법’을 뜻한다. “왕자는 못된 마녀의 마법에 걸려 개구리로 변해 있었다”처럼 쓰인다.

한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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