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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매니저에게묻는다] (23) 상장 활발한 시장만 골라 투자 연평균 수익 15% …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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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기업공개(IPO) 주식에 투자할 경우 웬만하면 높은 수익이 가능하다. 공모가가 보통 거래 가격보다 낮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중국 A증시에 상장된 페트로차이나는 거래 첫날 300% 급등하기도 했다. 그런 전 세계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동양투신운용의 ‘동양글로벌IPO뉴스탁주식’이다. 양정경(41·사진) 대안투자본부장으로부터 운용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고수익이 가능할 것 같은데.

“아니다. 오히려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추구한다. 시뮬레이션 결과 2001년 이후 연평균 14.76%의 수익을 올렸다. 공모 펀드인 만큼 시장에 나오는 신규 IPO 주식 하나만으로 전량 채울 수는 없다. 공모 청약 경쟁률도 높아 주식을 다 배정받을 수도 없고. 펀드는 50개 안팎의 종목으로 구성된다. 종목당 2%씩 편입한다. 그리고 시장에 IPO 물량이 나오면 편입한 지 가장 오래된 주식을 팔고 그 자리에 새 종목을 넣는다. 유동성을 고려해 시가총액 2조원 이상 기업에만 투자한다. 공모주 배정을 못 받으면 모자란 물량을 시장에서 사들여 채워 넣는다.”

-펀드 장점은.

“중국이 지금은 좋지만 2005년엔 별 볼일 없었다. 당시엔 일본이었다. 포스트 차이나가 어디가 될지는 누구도 모른다. 그런데 IPO가 활발하다는 것은 증시 상황이 좋다는 의미와 같다. 굳이 앞으로 좋아질 시장을 매니저의 직관으로 찾아갈 필요 없이 IPO 테마를 찾다 보면 잘나가는 시장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

-그럼 중국 펀드보다 낫다는 건가.

“수익은 중국 펀드보다 못하다. 그러나 변동성이 작다. 8월 중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중국 펀드가 하루에만 12% 빠졌다. 그런데 이 펀드는 3.5% 하락에 그쳤다. 10월 초에도 중국 펀드가 7.8% 하락할 때 이 펀드는 0.9% 떨어졌다. 전 세계에 분산 투자하는 덕분이다.”

-그런데 시뮬레이션 결과 기술주(IT) 버블 당시 수익률이 나빴다(2001년 연 수익률이 -32.1%로, 그해 -14.6%를 기록한 MSCI월드인덱스보다 낙폭이 두 배 이상 컸다).

“IT 버블은 예외적인 상황이다. 당시엔 이성적인 기업 가치 평가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수요 예측을 잘한다. 기업 입장에서도 괜히 높은 가격에 공모했다가 주가 하락하느니 공모가를 낮춰 상장 후 주가 오르는 것을 선호한다. 또 시스템에 따라 운영하지만 너무하다 싶을 땐 매니저 판단이 들어간다. 예를 들어 얼마 전 알리바바닷컴이 상장 첫날 200% 올랐다. 원래는 더 들고 가야 하지만 과열이다 싶어 공모 받은 주식을 바로 정리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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