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一過性 國監으론 안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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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17일로 막을 내린 올해 국정감사는 여러모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무엇보다 감사에 임하는 여야의원들의 자세가 달라지고종래의 통폐(通幣)가 많이 사라졌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우리가 보기에도 폭로.인기위주로 흐르던 야당이 정책대안(代案)을 제시하려 애쓴 모습이나 노골적으로 정부측을 엄호하기만 하던 과거와 달리 여당도 문제를 날카롭게 따지는 모습을 보인 것은 확실히 질적(質的)변화라 할만하다.그리고 여- 야,중진-평의원(平議員)구별없이 의원들이 적극 감사에 나서 발언경쟁을 벌일 정도로 진지하고 열성적인 자세를 보인 것도 돋보이는 일이었다. 우리는 올해 국정감사의 달라진 모습을 평가하면서 이런 변화가 올해를 시작으로 해마다 더욱 가속화돼 선진의회상(先進議會像)으로 정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올해의 이런 긍정적 변화는 정치권(政治圈)의 자성이나 자발적 노력보다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따가운 눈총과 中央日報의 의원성적매기기등 외부요인의 영향이 더 컸다고 보이기 때문에 정치권의 지속적 노력은 더욱 절실하다. 그런 점에서 감사를 끝낸 이 시점부터 정치권은 감사를 무난히 끝냈다고 손을 털 것이 아니라 감사를 마무리 짓고 결실을 보게 하는 노력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열성적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비리(非理)를 들춰낸 것으로 일이 끝난게 아니다 .그런문제와 비리를 개선.해결하는 결과가 나와야 일은 끝나는 것이다.따라서 국회는 이제부터 감사의 지적사항을 정부가 어떻게 개선.척결하는지 계속 추적.감시해야 하며,정부측 역시 국회의 지적을 국정에 반영시키는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올해 제기된 문제가 내년에 되풀이 지적되는 식으로 국정감사를 일과성(一過性)행사로 만들어서는 모처럼의 의원분발도 도로(徒勞)가 될 뿐이다.
우리는 이번 감사가 다 잘 됐다고는 보지 않는다.의원들의 과다하고 중복적인 자료요구의 폐단이나 정부측의 무성의한 답변등은개선되지 않았다.특히 행정부 일부의 현장모면식 답변이나 업무파악 미숙은 여당까지 지적하고 있다.우리는 이런 지적도 금년으로끝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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