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아시안게임 화려한 폐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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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히로시마=특별취재단]『아시아의 젊은이들이여,감사합니다.』 어스름이 깔리는 히로시마 빅아치 스타디움.
16일 오후5시55분 폐회식이 시작되기 직전 스타디움에는 보름동안 타올랐던 성화가 마지막 빛을 발했고 대형 전광판에는 히로시마대회를 빛낸 영광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다.일본 전통 북연주단의 웅장한 북소리가 식전행사의 시작을 알렸고 형형색색의 풍선을 든 1백45명의 무용수들은 화려한 춤으로 그라운드를 수놓았다.히로시마의 상쾌한 가을저녁 공기가 스타디움에 가득 찼다.히로시마 전통 음악인「온도노 후나우타」(온도 뱃사람의 노래)에 맞춰 5백9명의 고등학생들이 매스 게임을 펼쳤다.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는 사공들의 모습을 연출한 매스게임은 장중한 음악과 함께 펼쳐졌다.
개회식때와 달리 자유로운 복장과 행동으로 입장한 42개국 3천여 선수단은 히로시마의 마지막 밤을 마음껏 즐기는 듯했다.이미 스타디움은 어둠에 싸였고 어둠을 밝히는 성화를 손에 든 4백9명의 학생들이 양쪽 문을 통해 들어와 힘찬 춤 을 추기 시작했다. 9백여명의 국민학생들은「빛의 춤」을 췄고 색소폰 반주에 맞춰「온도 뱃사람의 노래」가 다시 한번 장중하게 스타디움에울려 퍼졌다.히로시마 전통음악 메들리가 이어지고 행사요원들과 모든 선수.임원들이 함께 어울려「야사 춤」(매년 8월에 벌어지는 히로시마 축제인 야사축제에서 추는 춤)을 추며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의 폐막을 아쉬워했다.
히로시마의 밤하늘을 수놓는 폭죽이 터지고「올드랭사인」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선수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98년 태국방콕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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