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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노인대상 복지교육 첫선-서강大에10주과정 프로그램개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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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노후를 스스로 준비해 보람찬 제2인생을 산다. 13일 오후2시 서강대학교 국제평생교육원 205-A 강의살,대학문을 떠난지30년은 족히 넘었음직한 22명의 남녀노인들이 진지한 자세로 강단선생님의 얘기를 듣고있었다. 이날의 강의주제는 노년학의 이론적 접근. 미국에서 노인심리학을 전공하고 최근 귀국한 오경석(38)박사의 강의에 공감이 가는듯 노인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공책에 강의내용을 열심히 적기도 한다.
이들은 노후복지 개발연구소와 서강대 국제 평생교육원이 공동으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은퇴 또는 은퇴예정 노인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노인복지관련 교수요원 교육프로그램(10주과정,매주 월.
목요일)의 수강생들.
지난달 26일 개강한 이 프로그램은 대졸이상 학력의 노인들에게 노인학개론.노인심리.노인상담등 노인관련 과정과 교육학개론.
교안작성등 일반 교육과정을 이수시킨 뒤 노인대학.양로원등 노인관련 시설및 단체에서 유료강사 또는 자원봉사자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
저녁반 18명을 포함,모두 40명의 노인들이 몰려드는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수강생들은 교사(13명),공무원(8명),은행원등 전문직 회사원(7명),의사.약사.간호사(6명)등 대부분 전문경력을 갖추고 있는 노인들로 무엇보다 노후에 자신의 전문분야를 살릴 수 있는 일을 가지면서 동시에 봉사도 할 수 있다는것을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매력으로 꼽는다.
특히 수강생중의 절반인 20명이 현직에 있는 사람들로 노후를미리 준비하려는 세태를 반영하는가 하면 여성 수강생도 절반 가까운 19명이나 돼 여성들도 남성못지 않게 노후를 보람있게 보내려는 욕구가 크다는 사실을 나타냈다.
은행에서만 33년간 일하다 지난해 7월 한일은행지점장을 끝으로 퇴직한 도홍석(56)씨는 『은행재직중 15년간 이상을 직원연수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살리고 싶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며 『노인대학등에서 강사로 일하면서 특히 노인들의 노후 생활설계를 위한 금융.경제자문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능률협회 교수요원으로 있는 박종헌(57)씨는 퇴직후를 미리 준비하기 위해 참여한 케이스.박씨는『개인적으로 나 자신의 노후설계도 해보고 나아가서는 이곳에서 배운 것을 활용해 노인들이 노령화시대에 맞는 사고방식을 갖고 살수 있도록 노인교육과 상담분야의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대전에서부터 강의를 들으러 다니는 약사 최봉자(54.여)씨는『전공도 살리고 뭔가 보람있는 일로 여생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다』며 『과정을 마치고 나면 노인교실이나 양로원등에서 건강.의료상담을 해주거나 체력 이 허락하면 호스피스활동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분기별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힌 노후복지개발연구소 김병국소장은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노인들의 수업열기가 뜨겁다』며 『이 과정을 수료한 노인들이 제대로 활용될 수있도록 노인관련 시설과 단체를 대상으로 홍보 및 회원모집 활동을 하는 한편 기업체의 정년준비프로그램에도 이들을 강사로 보내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金南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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