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거.현재.미래 핵투명성 보장-北美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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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北韓)과 미국(美國)은 20여일이 넘는 마라톤회담끝에 14일이나 15일께 북한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일괄타결 합의문을발표할 것이 확실시 된다.
이번 타결로 북한은 북한내 흑연감속로의 완전 해체등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핵투명성을 보장하게 되고 이에 대한 대가로 경수로 건설과 대체에너지 공급및 외교관계를 얻게됐다.
이번 합의는 지난 8월12일 양측이 합의한▲건설중인 흑연감속로 동결과 경수로 지원▲관계정상화▲한반도 비핵화선언 이행▲북한의 핵안전협정 이행등 4개항의 원칙에 대한 구체적 실천방안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은 그동안 20여일 동안의 마라톤회담에도 불구하고 핵심쟁점에 가로막혀 완전 타결과 부분 합의및 회담 연기등 두가지 가능성의 구도를 그리며 팽팽한 대립을 보이며 막바지까지 답보상태를 거듭해왔다.
양측은 지난달 23일부터 시작돼 이달 12일 현재까지 무려 16번의 수석대표및 실무급 회담으로 이어지는 긴박한 협상에도 불구하고 특별사찰등에서 심각한 의견차를 보여왔다.
그동안의 길고 지루한 회담이 소모전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양측은 상대방의 입장을 훤히 알게됐다는 실속은 챙겼다고 나름대로평가하고 있다.
북한의 흑연감속로 해체와 이에 따른 미국의 경수로 지원이란 전체적인 구도하에 설계.부지선정.핵심부품 해체조건등 양측이 이행해야 할 항목별 실천사항을 세부적으로 검토했다.양측은 양보와실리의 함수를 충분히 잴 수 있는 정도까지 상대 방의 입장을 꿰뚫어보고 있어 비록 특별사찰등 핵심현안에서 일부 이견이 남아있지만 정치적 결단만이 남아있던 상태였다.
특히 11일 회담직후 이제까지 구체적 논평을 자제해온 미국이「진전」이란 구체적 단어를 쓰며 보인 반응은 회담의 실마리가 잡혔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그러나 이번 타결까지 북한은 이달중.하순으로 전망되고 있는 북한내부의 권력교체기를 앞두고 협상타결을 통한 정치적 효과를 노리고 있는 상황이었고 미국의 11월 중간선거도 부수적으로 작용했다. 아직까지 합의문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아 구체적 합의내용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그러나 미국은 특별사찰과 폐연료봉처리 문제에서 종전의 입장에서 크게 후퇴,북한측에 양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특별사찰을 수용하겠다는 원칙에는 동의했으나 경수로가 완공되는 8~10년 후를 고집,경수로 건설을 위한 자재반입전을주장해온 미국을 설득해 시한을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선에서관철시켰다.이와 관련,제네바의 한 소식통은 『 과거가 없어지는것이 아니라는 로버트 갈루치 美수석대표의 발언을 감안할 때 이번 합의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폐연료봉처리문제에서는 주권론을 거론하며 국내에 잔류시킨 채 건식보관방법을 미국측이 잠정적으로 수용하 고 종국적으로 제3국으로 이전한다는 절충안에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8월12일의 원칙합의에 대한 시행방안을 담게되지만 북핵해결이 워낙 복잡한점을 감안할 때 이번 합의 또한 세부적인 절차를 마련하기까지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이며 이는 추후 양측간의 전문가급 회담을 통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 다.
〈제네바=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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