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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典 전산화지원 아쉽다 자원봉사.회비등 의존 경제적어려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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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사사료연구소는『삼국사기』『고려사』,한문원본『조선왕조실록』의 일부(태조.정종.태종.문종.단종.세조)를 입력 완료했다.
서울시스템(대표 李雄根)은 문화체육부의 후원으로 지난 4월「문화재를 배웁시다」라는 CD-ROM을 개발했고 이어 민족문화추진위원회에서 번역한『국역조선왕조실록』의 일부분(태조에서 세종까지 4대 왕조에 이르는 39권)을 역시 CD-RO M으로 제작,현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전시하고 있다.또 해인사 대장경 연구소(소장 종림)는『팔만대장경』의 약 8% 입력을 완료하여 실험용 프로그램을 제작,그 문제점을 확인하고 있다.
단편적이지만 민간 차원의 이같은 작업이 완료될 경우 자유로운검색에 의해 단기간에 적은 노력으로 필요한 자료를 찾아볼 수있어 고전에 대한 연구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민족문화를 대중적으로 확산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나아가 정보화 사 회에 걸맞게 전통문화자료를 소재로한 첨단문화상품 개발의 좋은 본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 작업이 국가나 사회의 관심 부족으로 자원봉사자나 회원의 지원으로 운영되거나 개인기업에서 추진되고 있어 무엇보다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 고 있다.회원들의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국사사료연구소는 1개월에 1천만원이 소요되는 인건비를 충당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서울시스템도 문화체육부로부터 감수비용 정도를 지원받고 있으나고전 전문연구자들 인건비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한편『조선왕조실록』이나『팔만대장경』 경우처럼 중요한 고전 대부분은 그 분량이 매우 방대해 그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검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전산화 작업에서 해결해야할 기술적 문제중 하나다.그러나 고전을 전산화하는 데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한문 원문을 일반독자들이 읽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마침표.쉼표를 찍는 표점작업,그리고 문서에서 찾고자 하는 부분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그 내용을 분류해 표시하는 SGML(Standard Generalized Mark-up Language)작업,또 같은 뜻으로 해석되는 다른 문자나 과거에 사■되었으 나 현재는 없어진 한자를 처리하는 문제등고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결합될 때 비로소 성공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민족고전연구소에서 1975년에『이조실록』국역을 완료하였던 것에 비해 남한은 93년에야 비로소 민족문화추진위원회에서국역을 완료하는 등 전통 고전에 대한 관심이 남한이 북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 실이다.
이제 남한이 북한에 앞서갈 수 있는 유일한 분야가 고전을 전산화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그런 이유에서도 국가나 사회가 정보화사회에 걸맞게 고전 전산화 작업에 보다 적극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金蒼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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