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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스 클럽 매출 폭발-창고형 도소매점 개점 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서울 문래동에서 양화대교에 이르는 간선도로는 토요일인 지난 8일 오후내내 극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렸다.
문래동으로 빠지는 차선은 소통이 원활한 반면 시내방향의 차선은 자가용 승용차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주차장으로 변해버렸다.3백여m이상 늘어선 차량은 프라이스클럽으로 향하는 행렬이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전혀 생소한 회원제로 운영되는 창고형 도소매점은 이처럼 물밀듯이 몰려든 차량행렬을 통해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첫발을 내디뎠다.
개점행사를 가진 7일부터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들어간 프라이스클럽은 첫날 2억8천만원어치를 판매한데 이어 주말인 둘째날과 셋째날에는 각각 3억4천만원,4억2천만원의 매출을 올렸다.이같은 실적은 웬만한 대형백화점의 하루 평균 매출액과 맞먹는 수준이며 지난9월 개점한 E마트 일산점의 초기실적 2억원에 비해서는 두배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프라이스클럽이 이처럼 개점초기부터 매출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품목별로 시장점유율 1~2위 업체의 상품을 중심으로 취급하면서 포장단위를 묶음이나 박스로 대형화해 일반대리점 공급가격보다 싼 초(超)저가에 팔고있기 때문이다.
프라이스클럽은 판매관리비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실내인테리어를 배제한채 창고형태의 매장시설만을 갖추는 한편 고객들이 직접상품을 골라 카트를 이용해 나르고 직원은 계산만 하는 시스템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배치에 있어서도 한국인의 구매습성과 고객들의 동선(動線)을 고려해 매장에 들어설때 생활용품.계절상품.식품등의 순서대로진열대를 마련하고 매장입구에는 가격할인율이 높은 상품을 집중배치했다. 계산대에서 만난 이창호(李昌浩.36.서울양천구목동아파트)씨는 가족 동반으로 쇼핑을 나와 9만3천8백원어치의 물건을샀다고 밝혔다.
李씨 부인은『부부가 맞벌이하는 관계로 쇼핑은 주로 토요일에 백화점이나 재래시장을 이용해왔다』면서 『전에는 오늘정도 수준의쇼핑을 하는데 15만원가까이 지출했으나 앞으로는 생활비를 3분의1이상 줄일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표 참 조〉 프라이스클럽은 인근 영등포구.구로구.양천구.강서구등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주요고객으로 설정하고 있다.이들지역에는 신세계.롯데.경방필.애경등 백화점과 영등포시장등 대형백화점및 재래시장들이 자리잡고 있어 기존유통업체와 프라이스클럽간의상권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E마트 창동점 개설과 함께 서울동북부지역에서 시작된할인판매점 열풍은 E마트 2호점이 들어선 일산신도시에 이어 프라이스클럽의 영등포지역으로까지 확산됐으며,이들 할인판매점이 앞으로 체인망을 확대하면서 기존유통구조를 뒤집어엎 는 대수술이 전국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프라이스클럽이 위치한 자리에서 불과 2㎞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한국마크로가 내년 하반기 유사한 형태의 창고형 도소매점을 개설하고 인천지역에도 E마트.마크로매장이 인접지역에 건립되는등 할인판매점간의 경쟁도 치열해져 유통업체간 의 상권경쟁은 갈수록 복잡한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林一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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